[프라임경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미국 정책 일관성 지속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에 치르진 미국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도전을 받은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1940년대 이래 승부처로 꼽혀온 오하이오 등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결국 백악관 주인 자리를 다시금 굳혔다. 미국 CNN 방송이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다"는 보도를 내보내는 등 재선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제 향후 관련 이슈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혹평 벗어나, 2기엔 한층 자신감
시민 운동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 출신, 더욱이 비주류인 흑인으로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정치 경력이 상대적으로 일천한 상태에서 세계 주요국의 수장이 됐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재선 성공으로 기본적으로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찍이 처음 대선에 도전하던 때부터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세계 경제 위기 국면을 겪어온 그간의 과정은 긴 시험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연설 능력에 대해서는 모두 공인하고 있지만 반면 그 때문에 실제 추진력이 의심스럽고 레토릭(정치적 수사)에만 강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일각에서 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재선은 정치적으로 그간 성장해 왔으며 이런 노력을 일부 인정받고 있다는 확실한 징표라는 해석이다.
특히 히스패닉이나 흑인 등에서 롬니 후보보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지지하는 층이 두터웠던 점 등 사회적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 동부 지역 자연 재해 국면에서도 '위기 대응 능력'을 인정받아 막판에 표심을 더 얻었다는 점도 뜻깊다. '첫 흑인 대통령'을 '첫 재선 성공 흑인 대통령'으로 연결하는 데 안착한 것.
실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앞세운 오바마 시대의 경제 해법은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허약한 유럽이 위기에 시달리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미국 경제를 안착시켰다. 롬니 후보가 '버냉키 제거'를 공공연히 외쳐 온 것도 사실상 '오바마와 각세우기'라는 점에서 보면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재정 절벽 등 가능성 넘어야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쉽게 풀려나갈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바꿔 말하면 양적 완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여러 도전적인 개념을 활용해 경제 위기를 풀어 왔지만 이런 정책을 언제까지고 '전가의 보도'처럼 무한정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향후 당분간은 정책 특히 경제적 접근에서는 일관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롬니 행정부 등장'이라는 시나리오의 현실화 상황과 비교했을 때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만간 재정을 풀어 문제를 해결하던 패턴에 변화가 올 가능성은 이미 일찍부터 제기되고 있다. 재정 투입력이 갑자기 꺾여 경제 활력도에 문제가 발생되는 일명 '재정 절벽' 가능성 등을 대비해야 할 필요가 거론되고 있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프가니스탄 등 국제적 이슈들을 좀처럼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1기 시대의 패턴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건이다. 중국 영향력이 날로 부상하고 있고 북한 문제 등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고민거리는 줄지 않고 있다.
향후 미국이 경제적으로 환자 상태를 벗어나는 문제와 새로운 G2의 한 축인 중국과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해 나갈지, 앞으로도 미국이 강대국으로서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대에 재선에 성공한 만큼 과제는 무겁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