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1월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7일 시장은 대규모 물량 출회 가능성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 "만기 부담은 적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반응이다. 다만 최근 원화강세가 외국인들의 환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 프로그램 순매수차익잔고는 3조9087억원 규모에 이른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순매수차익잔고 중 일부가 출회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연말 배당 앞두고 'PR 휴식기'
하지만 전문가들은 11월까지는 매물 부담이 크지 않은 무난한 만기일을 맞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만기일 효과를 좌우할 투자주체로는 외국인과 국가·지자체 등을 꼽았으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이날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차익거래에서 외국인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긴 했지만 지난 8월처럼 폭발적이지는 않다"며 "프로그램매매가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오히려 연말배당과 관련해 컨센서스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12월 동시만기에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 부담은 크지 않다"며 "유로존 불확실성과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져 변동성이 줄었고 연말 배당 기대감도 작용해 외국인의 대규모 청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오히려 약 1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가·지자체가 이번 만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인이 투기적 선물 매도에 나설 경우 국가·지자체가 청산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만기일의 수급 방향은 지난 7~9월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집행한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실현하지 않고 롤오버(만기연장)할 것인지 여부"라며 "국가/지자체는 이미 주식 비중이 낮기 때문에 만기일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시즌, 증시 불 지필까
연말 배당을 앞두고 프로그램에서 오히려 매수세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규모는 시장 기대치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배당수익률은 1.3% 수준이다. 반면 은행주의 배당 감소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어 지난해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과 12월은 배당 이슈 때문에 통상적으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는 시기"라며 "다만 올해는 7월 이후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상당히 진행돼 추가적인 여력이 다소 부족하고 올해 코스피200 지수 배당 수익률도 썩 높지 않아 기대치는 다소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창규 연구원 역시 "11월 만기전략은 연말까지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특히 연말 배당과 관련한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만약 배당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 차익매수 중 일부가 이탈할 수도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헤지펀드의 북클로징(회계연도 마감)이 이번 달에 집중될 수 있고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환 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차익매수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