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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꽃담황토색 택시' 아니면 안 타

조민경 기자 기자  2012.11.06 15: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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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몇 달 전 '택시파업' 기억하시나요?

전국택시노동조합과 사업조합이 요금인상, LPG가격 안정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적으로 파업을 단행한 일이 있었죠. 이로 인해 출·퇴근길에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겪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버스·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증편돼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단 하루 동안의 택시파업으로 택시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은 반면, 자가용 운전자들이나 버스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운전하기 수월한 날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만 해도 7만여대에 이르는 택시가 도로에서 모습을 감췄기 때문인데요. 이 바람에 도로가 막히는 곳 없이 시원하게 뚫렸죠.

여러분은 서울 내에만 7만여대의 택시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는 지난 파업을 통해서 알게 됐답니다. 서울 시내 7만여대의 택시 중 개인택시가 4만9500여대(약 70%), 법인택시가 2만2000여대라고 하네요.

말이 나온 김에 서울 택시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서울 택시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택시 색깔'이라고 답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서울 택시는 주황색과 비슷한 '꽃담황토색' 차량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시가 2010년부터 순차적으로 택시 색깔을 서울 대표색 중 하나인 꽃담황토색으로 변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울시는 택시에 꽃담황토색을 적용해 영국 런던의 블랙 캡(검은색 택시), 미국 뉴욕의 옐로우 캡(노란색 택시) 같은 지역명물로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이처럼 택시에 고유한 색깔을 적용해 지역 상징물로 만든 사례는 경상남도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경상남도는 1996년부터 미국의 옐로우 캡을 모방해 노랑택시 제도를 시행, 경남지역 택시에 모두 노랑 옷을 입혔죠. 이 노랑택시는 눈에도 잘 띄는 등 경남지역 택시의 특징으로 자리 매김했는데요,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 2005년부터는 자율화가 이뤄져 현재는 이 노랑택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다시 서울 택시 이야기로 돌아와, 서울시는 택시에 순차적으로 꽃담황토색을 적용해 오는 2016년에는 대부분의 서울 택시가 꽃담황토색으로 변경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그러나 서울시가 기존 택시보다 새로 뽑은 택시에 색상변경 비용을 우선 지원해주고 있어 기존 차량을 운영하는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헌 차량은 뒷전이고 새 차에만 색상변경 비용을 보조해주고 있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택시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꽃담황토색 택시가 새 차량인 것을 알고 흰색이나 은색, 검은색 등 다른 색상의 헌(?) 택시는 타지 않고 보내버리는 '승객이 승차거부'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하네요. 

어찌됐건 모든 택시가 차별 없이 꽃담황토색 옷을 갈아입고, 서울의 명물로 자리 매김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