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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에 희소식 '커버드본드'…갈 길은 멀어

금융사 중·장기외화자금 안정 확보 매력도 빛 잃은 이유는?

이종희 기자 기자  2012.11.05 15: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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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주택매매시장에 갇힌 '하우스푸어'에게 회생의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안정적인 장기 자금 조달을 위한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발행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에 시달리던 주택 수요자의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유럽의 경우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일반 은행채 대비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낮아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중 은행권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적극 유도해 순차적으로 대출금리 부담을 낮추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특히 '하우스푸어' 근절을 위해 금융시장에서 장기고정금리대출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18일 금융회사들의 저비용·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커버드본드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을 마련한 바 있다.

이날 열린 '커버드본드 특별법 제정 추진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통해 관련 제도에 대한 각계의 입장과 향후 발행 계획 등이 소개됐으며 지난달 23일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입법 예고돼 논의의 방점을 찍었다. 제정안에 따르면 자산 1000억원 이상, BIS비율 10% 이상인 국내 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정책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허용된다.

◆'하우스푸어' 근절책 빛 볼까?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중장기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담보 대출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대부분 고정금리로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의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담보자산이 발행회사 재무제표 내에 계속 존재하되 발행사가 파산하더라도 담보가 보장되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행사가 도산하더라도 우선청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 담보자산으로 상환재원이 부족할 경우라도 발행자의 다른 자산에 대해 청구권을 가질 수 있다.

   
유럽시장의 커버드본드 발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말 발행잔액이 2조7000억유로에 달하며 일반화되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200여년 전 독일에서 처음 발행된 이후 현재 유럽 주요국가의 금융회사 채무증권에서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커버드본드의 기초자산별 발행액 및 발행 잔액은 주택담보대출채권(mortgage)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 유럽시장의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은 2조7000억 유로(약 3780조원)에 이를 정도로 일반화된 제도다. 달러화 커버드본드 시장도 지난 5월말 기준으로 1000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를 차지하며 점차 급증하는 추세다. 덴마크·호주·캐나다 등을 비롯해 선진국 사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커버드본드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미국도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정도다. 2009년 5월 국민은행에서 담보자산을 금융회사 외부에 신탁해 절연하는 구조화 방식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기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2010년 7월 주택금융공사가 주택금융공사법을 통해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채권(MBB)를 발행했다. 그러나 커버드본드에 관한 관련법이 없었기 때문에 과도한 담보자산제공, 외화자금대출에 비해 높은 금리 등 불리함을 감수해야 했다.

만기가 긴 커버드본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장기·고정금리대출을 늘리는 게 수월하다. 해외에서는 이를 이용한 10년 만기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증가하는 등 평균만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에 호응하여 유럽중앙은행 또한 커버드본드 매입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당국 의지 비해 시중은행 '시큰둥'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 산업은 대외 충격을 최전방에서 막는 안전판이 돼야 하는데 커버드본드는 금융 산업의 기초체력을 다져주고 위기상황에 더욱 유효하게 활용될 대표적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강한 추진 드라이브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및 정책금융공사가 커버드본드 발행에 앞장서고 있지만 일선 금융권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국내 대표 금융지주 중 한 곳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딱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금융위가 주최한 커버드본드 관련 워크숍에서 "언론의 노이즈효과를 이끌어서라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SC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의 관한 협의는 전부터 이어져왔다"면서도 "최근 추진되거나 진전사항에 관한 특별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택금융공사가 주가 되어서 하고 있고, 상황이나 정부정책이 연결 돼있어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며 "커버드본드에 관해 계획하거나 추진해오던 상황은 없고, 과정을 지켜본 후에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