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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연향동 우리은행 건물 2층에 입점한 한화투자증권 순천지점. |
[프라임경제] 증시불황으로 인한 증권가 구조조정 바람이 거센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자를 선별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논란을 부르고 있다.
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사내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고 전국의 지점에서 200명의 희망퇴직자를 신청, 접수받는다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희망퇴직 조건은 영업적자에 따른 조기퇴직 조건으로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이다.
한화투자증권이 구조조정을 추진한데는 증시불황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데다, 최근 푸르덴셜증권을 흡수합병하면서 잉여인력을 솎아내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회사방침에 따라 희망자 200명 가운데 192명은 정상적으로 희망퇴직이 수리되고 위로금이 지급된 반면, 나머지 8명은 희망퇴직이 반려됐다. 이들 8명은 서울, 순천 등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회사 측에서는 이들이 '핵심우수인력'이어서 퇴직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나, 당사자들은 뚜렷한 반려 이유도 없고 이미 퇴직한 직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희망퇴직을 강력히 염원하고 있다.
이들은 희망퇴직 반려 이후 새로운 지점으로 발령나거나 일감을 받지 못하는 등의 차별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희망퇴직 조건으로 각서형식의 '서약서' 작성을 강요했다는 불만이다.
한화투자증권 서약서에는 ▲6개월내 동종업계 취직을 삼가할 것 ▲이직회사에서 단골고객 빼가지 않
을 것 ▲회사에 손해를 입혔을시 민.형사상 손해를 감수할 것이 골자다.
이들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받은 192명에게는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지 않았으면서, 유독 자신들에게만 서약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경쟁사로의 이직을 막겠다는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이들 직원들은 회사 측이 희망퇴직 조건으로 내건 '서약서'는 불공정 계약일 뿐만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점장급 간부 강모씨는 "여수에서 근무했는데 이번에 순천으로 발령내 면보직시켜 동료들과도 서먹해졌다"며 "나를 포함해 8명만 희망퇴직이 반려된 근거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아무 근거도 없다. 회사에서 설득이나 협상도 없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같은 입장인 김모씨도 "이번 희망퇴직을 하면서 이미 회사에 대한 충성도 시험을 거쳤기때문에 희망퇴직이 반려됐다고 해서 계속 근무하기에는 어렵다"면서 "특히 서약서는 취업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수십년 회사에 수익을 안겨줬는데 이제와서 갈테면 가라는식이어서 '을(乙)'의 입장이어서 서글프다"고 말했다.
서울 모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도 "서약서를 쓰라는 것은 이직을 금지하는 조항으로 못쓰겠다고 했다"며 "우수직원이라면서 타점으로 발령내는 등 한마디로 '괘씸죄'에 걸린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본사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워 직원들을 모두 끌어안지 못하고 다른직업을 구할때까지 보상차원으로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것이다"며 "경쟁사로 옮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퇴직위로금은 줄 수는 없으며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