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형서점에 가면 한쪽 코너에 퍼즐 파는 곳이 있다. 대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나 훌륭한 경치 등을 인쇄한 두툼한 종이를 자잘한 조각으로 잘라놓은 것인데 크기도 다양해서 A4용지만한 것도 있고 벽 한쪽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것도 있다. 퍼즐은 꼼꼼하고 진중한 성격의 사람이 좋아한다고 한다. 사실 머릿속으로 완성된 그림을 떠올리며 한참 동안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 퍼즐의 성격상 진중하지 않으면 완성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퍼즐은 완성된 전체 그림을 미리 보지 않으면 제대로 조각을 맞추기 어렵다. 손에 든 한 조각의 퍼즐이 전체 구도 속에서 어디에 놓여야 할지 알기 위해서는 전체 그림을 단 한번이라도 봐야 한다. 전체를 보는 능력, 이것은 퍼즐놀이도 그렇지만 인생과 일에서도 중요하다. 전체 맥락에서 스스로의 행동이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알게 될 때 결과는 더욱 충실해진다.
인간은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고민 중 명쾌하게 해결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고민이 표면적으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즉 삶의 의미 또는 인생 자체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성찰이 없다면 해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전체 맥락 속에서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흔히 유망종목을 찾아 이리저리 정보를 수집한다. 절박한 심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 주식투자 역시 전체 맥락을 살펴보고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글로벌 경제 상황과 각종 리스크, 대외 변수에 따라 달라질 국내 경제 흐름은 어떤가 등등 전체 맥락을 살펴본 후 업종 혹은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전체 시장이 휘청거릴 때 대다수 종목들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스토리보다 이벤트가 먼저 작용한 것으러 봐야 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종목별 뉴스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은 이벤트다. 여기에 현혹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엉뚱한 종목을 매수한 쓰라린 경험은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뉴스나 이벤트가 있을 대 그것이 전체 흐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헤아려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다. 자신의 손에 들린 한 조각 퍼즐을 어느 곳에 놓을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완성된 그림을 한번이라도 본 경우이듯 성공 확률을 높이는 투자방법은 개별적인 이벤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스토리, 즉 콘텍스트를 이해하고 그 범주 안에서 이벤트를 해석할 때다.
이동윤 현대증권 시화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