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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를 잡아라' 증권사 체질개선

지점 통폐합 및 점포망 구축…슈퍼리치多 퇴직연금 시장 '선점'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1.02 18: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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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산층의 몰락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거래량은 감소하고 실적은 반토막 났다. '쪼그라든 중산층' 회복만을 기대할 수 없을 터, 증권사들은 최근 고액자산가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수퍼리치 모으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26일 '자산관리 대형점포(WMC)'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또한 WMC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기존 영업권이 중복되는 거여, 부띠크모나코, 동대문, 중계, 분당정자동 등 5개 지점은 통폐합하고 대치, 압구정, 분당, 남울산 등 총 4개 지점을 새롭게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이번 점포망 재정비를 통한 WMC 오픈으로 지역별 자산관리의 거점을 마련하고 전문 프라이빗뱅킹(PB) 인력을 대폭 확충해 1대 1 자산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 고액자산가 및 법인 고객에 대한 체계적인 마케팅을 통해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윤호희 PB사업본부장은 "현대증권은 영업권이 중복되는 일부 지점을 통폐합하고 자산관리 수요가 큰 강남권을 중심으로 WMC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보다 다양하고 전문화된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전국적 WMC망 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증권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강자로 133개라는 업계 최대 지점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 주식거래가 온라인 중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이뤄지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이번 결정은 기존의 오프라인 지점을 활용,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영업활동에 힘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초 현대증권은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WM사업본부를 PB사업본부로 변경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든든한 고액자산가 덕 IRA 1위

고액자산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30억 이상 고액자산가를 위한 VVIP전문의 PB센터를 잇달아 오픈했다.

또한 삼성증권은 타사 대비 월등히 많은 수퍼리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증권의 개인퇴직계좌(IRA) 시장 점유율은 전체 증권사 가운데 3분 1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2위와도 10% 이상 격차를 벌이고 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증권에 대해 '고액자산가 대상 상품판매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국내 고액자산가들이 소매채권이나 방카슈랑스에 몰리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강세를 띄고 있는 삼성증권의 경우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로 6만5000원을 제시했다.

우 연구원은 "고액자산가의 채권선호로 소매채권 판매가 급증(1분기 1조5000억원→2분기 3조5000억원)했으며 타사보다 선제적인 방카슈랑스 영업으로 세제개편에 따른 절판마케팅 효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방카슈랑스의 경우 1분기 1500억에서 2분기 3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다만 연말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폐지를 감안 시 지속적 판매 호황을 누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향후 증권사들의 수퍼리치를 모시기 위해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이 떠난 자리를 '먼산 보듯'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을 터.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2년전 만해서 고액자산가를 위한 상품은 랩이 전부였으나 지금은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기부 금융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것도 고액자산가를 겨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