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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차가운 계절, 속 든든히 채워주는 '국수전골'

조민경 기자 기자  2012.11.02 14: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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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 며칠 출·퇴근길이 꽤 추우셨죠? 겨울코트나 패딩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친친 감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이번 추위는 마치 유난히 길고 추울 거라는 올 겨울을 예고하는 것 같은데요, 한겨울 추위 대비를 단단히 해둬야겠네요. 

그나저나, 최근 반짝 추위에 외출하기가 꺼려지는데요. 특히 점심시간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사내 구내식당이 있는 경우 외부로 나가기보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이죠. 그렇지만 구내식당 점심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먹게 되면 물릴 때가 있는데요.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 이럴 때 딱 찾기 좋은 식당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조금 춥긴 하지만 따스한 햇살과 맛있는 점심을 기대하며 따라와 보시죠.

'희원국수'라는 곳입니다. 시청역 인근에 자리 잡은 희원국수 건물은 일반 사무실 빌딩처럼 생겨, 자칫하면 지나칠 수 있는데요.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 건물입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외양과 전혀 다르게 한옥의 대청마루를 연상케 했는데요.

2층은 방과 홀 자리가, 3층은 모두 방으로 이뤄져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 편하게 식사하기로 했습니다. 방문도 한지문이고, 벽도 한지로 발라 전체적으로 한옥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여유로워지면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죠.

   
개운한 육수와 쫄깃한 면, 각종 야채, 고기가 어우러진 '국수전골'. 추운겨울 속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이다.
감상은 이쯤 해두고, 메뉴를 살펴봤습니다. 희원국수 메뉴는 국수전골, 한정식(코스), 샤브샤브, 불고기전골 등인데요, 그 중에서 '국수전골'이 가장 유명하답니다. 이걸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국수와 전골은 가끔씩 먹을 수 있지만 '국수전골'은 희원국수에서 처음 접한 메뉴인데요. 과연 어떤 메뉴일지 궁금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세팅됐는데요. 김치와 숙주나물, 오뎅볶음을 집어 먹으며 10분쯤 기다렸을까. '국수전골'이 나왔습니다.

첫 인상은 된장국 같았는데요. 된장국 같은 색깔의 육수에 고기와 면, 야채가 어우러져 있었죠. 갓 조리돼 맛있는 냄새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습니다. 얼른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봤습니다. 보기에는 약간 되직한 된장국처럼 보였는데, 막상 맛을 보니 깔끔하면서 시원하고, 칼칼했습니다. 매콤한 맛도 있었지만 자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면도 특이했는데요. 일반적인 얇은 국수면이 아니었습니다. 굵기가 칼국수면과 우동면 중간쯤이었는데, 하얀 밀가루면과 쑥을 넣어 초록색을 낸 면이 섞여있었죠. 쑥향은 크게 나지 않았고, 쫄깃하면서 탱탱했습니다. 국물과 잘 어우러졌는데요. 쑥향이 싫으신 분들은 일반면만 넣어달라고 주문하셔도 됩니다.

버섯과 양배추 등 야채와 고기는 '국수전골'의 풍미를 더해줬는데요. 국물에 베여 나와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냈죠. 푹 익힌 야채와 고기는 부드러워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국수전골'은 생각보다 양이 꽤 많았는데요. 여성분들은 양이 조금 많다고 하시고, 남자분들은 든든한 양이라고 하실 것 같네요. 특히, 남녀를 막론하고 술 마신 다음날 해장메뉴로 많이들 찾는다고 합니다. 칼칼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속에 부담이 적은 해장메뉴로 그만이니까요.

저도 칼칼하면서도 부드러운 국물이 자꾸 당겼는데요. 배가 불렀지만 쉽게 숟가락 놓을 수 없었죠. 그만 먹어야지 생각하는 중에 또 다른 음식이 나왔습니다. 죽인데요, 국수전골을 시키면 그 육수로 죽을 조금씩 만들어 준다고 하네요.

'국수전골' 육수를 이용한 죽은 부드럽고 개운했는데요. 반찬그릇에 내어져 양도 많지 않아 입가심하기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죽과 함께 내어진 차가운 매실차로 식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따뜻하고 푸짐한 '국수전골'을 먹고 나오니 속도 든든하고 추위도 덜 느껴졌는데요. 추위를 무릅쓰고 발걸음 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올 겨울엔 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 희원국수 '국수전골', 여러분의 점심메뉴로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