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KRX·이사장 김봉수)와 일본 도쿄거래소(TSE·이사장 아쓰시 사이토)의 주식 교차거래 계획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시행을 목적으로 했던 계획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교차거래 및 상장지수펀드(ETF) 교차상장 등을 골자로 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올해 도쿄, 오사카거래소 간 통합논의가 급진전되면서 한국거래소와의 계획은 뒤로 밀리게 됐다. 양 거래소는 실무자 차원에서 교차거래 건 등 양해각서 이행에 관한 최종 의견조율까지 마친 상태였다.
2일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 거래소 대표는 지난달 세계거래소연맹총회에서 교차거래 추진에 대한 시간차 협의 방안을 모색했으나 도쿄거래소는 기존 태도를 바꿔 오사카 거래소와 합병을 끝내야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연내 교차거래 시행이 어려워지자 한국거래소도 기존 합의가 유효할 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도쿄, 오사카거래소 통합 이후 내부 조직정비 및 정상적 사업추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와의 사업 재개 시 추가 보완 및 검토사항이 생길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기존 계획에 수정이 있더라도 전면 폐지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차거래가 가진 메리트를 무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교차거래가 실시되면 중간 단계 하나가 사라져 투자자들은 거래비용을 아낄 수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일본 종목을 매매할 수 있지만 정보 이용료, 거래수수료 등을 해외 제휴 증권사에 내야한다.
또한 양국 거래소에서 공시가 동시에 이뤄져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양국 간 투자자 유치에 따른 유동성 증가 및 투자종목 증가에 따른 외연 확대도 예상돼 투자자는 물론 거래소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었다.
특히 최근 각국 거래소들이 합종연횡으로 범세계적 몸집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거래소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아 왔던 터라 교차거래가 성사되면 이러한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