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논이 결국 지난달 30일자로 서울우유와 '액티비아' 가정배달망 유통계약을 중도 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다논은 자사 발효유 '액티비아' 가정배달 판매를 위해 지난해 4월 서울우유와 가정배달 유통망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서울우유는 그해 6월부터 마시는 액티비아와 떠먹는 액티비아 등 총 7종에 대한 가정배달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서울우유와 사업제휴 도중 또 다른 파트너십 맺어
그러나 올해 8월2일 다논이 풀무원 홀딩스와 조인트 벤처 '풀무원다논'을 설립하고, 풀무원의 발효유 제품을 제조하는 등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히며 문제가 불거졌다.
다논이 서울우유와 가정배달망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조인트벤처 풀무원다논을 통해 해당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은 다논 발효유 '액티비아' 제품. |
이 같은 다논의 조인트 벤처 설립 소식에 서울우유 측은 "계약위반"이라는 입장을 취했고 소송 진행 방안도 검토했다.
다논 측이 "풀무원과 설립하는 조인트 벤처는 서울우유와 진행 중인 배달유통이 아닌 제품 제조와 비소매채널 유통으로 사업내용에 차이가 있다"면서 "서울우유와의 계약해지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로써 다논과 서울우유 양사의 계약위반 논란은 끝나는 듯 했다.
◆계약종료 없다더니…
그러나 다논은 결국 지난 10월30일자로 서울우유와 가정배달망 유통계약을 끊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10월말부로 다논과의 공동업무(제휴)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며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우유는 현재 더 이상 액티비아 가정배달 주문을 받지 않고 있으며, 기존 계약고객들도 11월내로 배달계약을 종료해 액티비아 배달사업의 마무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뻔한 것 아니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우유와의 계약해지는 다논 측이 짜놓은 수순으로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다.
발효유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다논이 서울우유 배달판매를 통해 기대치만큼의 매출을 거두지 못했다"며 "서울우유와의 사업제휴를 지속하더라도 매출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니 풀무원으로 파트너사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다논 측은 풀무원과 조인트 벤처 설립 당시 발표했던 사업내용을 중간에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조인트 벤처를 통해 발효유제품 제조와 비소매채널 유통을 추진해 가정배달망 유통을 맡고 있는 서울우유와 유통망이 겹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풀무원다논 설립 이후 사업내용을 서울우유가 맡고 있는 배달유통과 소매유통으로 변경했다.
이처럼 다논이 조인트 벤처 사업내용을 중간에 변경한 것은 서울우유와의 제휴 해지가 모두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업계의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풀무원, 서울우유 전철 밟을 수도…
또한 다논이 사업제휴로 목표했던 만큼 매출성장이 이뤄지지 않아 파트너사를 바꾼 것은 서울우유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다논은 1990년 두산과 합작으로 국내 진출했으나 시장진입에 실패하고 철수했다. 이후 다논은 2009년 국내 재진출 당시 두산이 아닌 LG생활건강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일반 유통채널의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풀무원다논 설립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신제품 '액티비아 Fresh'. |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로선 2014년 제휴만료 시까지 사업변동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우리는 '액티비아'의 대형마트, 편의점 시판을 맡고 있어 가정배달을 해왔던 서울우유와 앞으로 하게 될 풀무원과 사업영역이 다르다"며 "서울우유의 제휴 해지와 풀무원과의 조인트 벤처 설립으로는 영향을 받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풀무원다논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액티비아'의 배달유통과 슈퍼마켓 판매를 맡게 된 풀무원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우유처럼 기대 매출을 달성하지 못해 제휴를 해지하게 될지, LG생활건강처럼 무난히 성장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것이다.
풀무원다논은 최근 '액티비아 Fresh' 2종을 출시하고 1일부터 신제품을 비롯한 '액티비아' 전 제품의 슈퍼마켓 판매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목표했다. 내년 초부터는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 풀무원녹즙의 가정배달시스템인 모닝스텝을 통해 '액티비아' 제품의 가정배달 유통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발효유 업계에서는 풀무원다논의 발효유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논이 국내 사업을 진행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국내 발효유시장에서 영향력은 미미한 제품"이라며 "풀무원이 발효유 제품군을 키우기 위해 이번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