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열정樂서' 무대서 "삼성은 결코 스펙을 보고 사람을 뽑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한 분야의 깊이 있는 경험으로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그도 그럴 것이 박 사장의 이력은 단 5줄로, 초·중·고·대학교 졸업과 소대장 전역 기록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인턴십, 외국어, 자격증 등 소위 '스펙 쌓기'에 지친 대학생들에게는 5줄 삼성 사장의 이력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이날 강연에서 박사장은 상업고-지방대 출신으로 삼성 사장에 오른 자신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삼성에서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 증거로 자신의 입사 후 이력도 공개했다.
박 사장은 1995년 처음 임원(이사보)으로 승진한 후 2003년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2년마다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2004년에는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이 됐고 삼성캐피탈,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거쳐 삼성생명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 사장은 자신의 35년 삼성 생활을 설명하며 "삼성이 스펙을 중시하는 기업이었다면 이런 이력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삼성에서는 스펙보다 스스로 일을 헤아릴 줄 아는 능력, 즉 깜냥과 실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박 사장은 청춘들의 취업 멘토가 돼 명쾌한 해답을 내놓기도 했다.
박 사장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스펙으로 실력을 가늠하지 않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단순히 취업을 하기 위한 '이력서 한 줄'은 스펙이지 결코 실력이 아니다"며 "쓸데없는 스펙으로 이력서를 가득 채워도 인사담당자들은 단번에 알아차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삼성은 결코 스펙을 보고 사람을 뽑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한 분야의 깊이 있는 경험으로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나만의 전문 분야가 생기면 '취업 걱정', '잘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최고의 실력이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는 보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열정樂서' 강연자로 이석우 카카오 대표, 윤영미 아나운서, 이유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문의가 나서 열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석우 대표는 '멋대로 살아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언론, 법,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절대적으로 좋은 직장은 없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꿈꾸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 점수를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5만 점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수줍게 밝혔다.
윤영미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 프로야구와 예능 등 여성 아나운서로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노력 등을 고백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역사를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도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유진 전문의는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부족한 부분까지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며 "작은 성취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정樂서'는 1일 대구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이어지며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실장,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개그맨 이윤석 등이 멘토로 나선다. 거미의 미니콘서트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