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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때론 부드럽게 때론 바삭하게… 타코의 변신

조민경 기자 기자  2012.10.29 12: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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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깊어 가는 가을입니다. 단풍구경 한번쯤 다녀오셨나요? 토요일 가을비가 쏟아진 뒤 일요일에는 쾌청한 하늘이 펼쳐졌는데요.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나들이를 가시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나 지난 주말 단풍구경이나 나들이를 다녀오지 못하신 분들은 다가올 주말에 계획을 세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을나들이를 가야지가야지' 생각만 하고 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또 금세 겨울이 다가와 버린 답니다.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에서는 멕시코 음식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앞서 지난 9월에 에스파냐(스페인) 전통음식인 추로스(츄러스)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같은 메뉴를 파는 음식점 2곳을 비교 소개해 여러 분들이 좋았다는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멕시코 음식 '타코'를 파는 음식점 2곳을 함께 설명해드리려 합니다.

멕시코는 옥수수가 주식인데요. 타코는 이 옥수수 가루나 밀가루로 반죽해 만든 토리티야(또띠아)에 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먹는 음식입니다. 일종의 멕시코식 샌드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타코는 토르티야를 감자칩처럼 바삭하게 즐기기도, 또 우리 밀전병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담백하게 즐기기도 합니다. 타코는 모양에 따라 조금씩 이름이 다른데요. 고기와 야채 소를 넣고 김밥처럼 돌돌 감아 먹는 형태는 브리또(Burrito), 반달모양처럼 만들어 피자조각처럼 삼각형으로 잘라 먹는 형태는 퀘사디아(Quesadilla), 토리티야를 그릇 모양으로 튀겨낸 뒤 그 안에 채소 등 소를 넣어 떠먹는 토스타다(Tostada), 토리티야를 감자칩처럼 작게 조각내 치즈와 각종 소를 곁들여 먹는 형태를 나쵸라고 합니다.

이제 타코를 구분할 수 있으시겠죠? 그럼 타코 맛집을 찾아가보겠습니다.

◆햄버거처럼 간편하게 즐기는 '타코벨'

먼저 소개해드릴 곳은 타코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타코벨'입니다.

이태원에 있는 타코벨 매장을 찾았습니다.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오셔서 바로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면 오른편에 있는 매장입니다. 3층 건물인데요, 입구에 보라색 종(bell) 모양의 간판이 눈에 띌 겁니다.

매장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주문대가 나옵니다. 주문 후 조금 기다리면 즉석에서 만들어 내어주는데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타코벨의 메뉴는 크게 타코, 퀘사딜라, 브리또, 나쵸, 후라이 등입니다. 종류가 너무 많아 직원에게 추천을 받기로 했는데요. '타코 수프림 비프'와 '퀘사딜라(퀘사디아) 치킨', '후라이 수프림'을 주문했습니다.

   
간편하게 한끼식사로 먹을 수 있는 타코벨 메뉴들. '타코 수프림 비프'와 '후라이 수프림', '퀘사딜라 치킨'(위쪽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번호표를 받고 5분쯤 기다렸는데요.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주문대와 키친이 있는 1층에는 먹을 수 있는 공간이 3석 정도로 협소해 음식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은 비교적 넓었는데요, 자리를 잡고 얼른 타코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타코 수프림 비프'는 반달 모양의 바삭한 토르티야 속에 다진 쇠고기와 양상추, 체다치즈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손에 들고 베어 먹으려고 했는데요. 고소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토르티야가 잘 튀겨져 한입을 베어 물면 바사삭하고 부서지는 식감이 특징이었습니다. 쇠고기와 양상추는 씹히는 맛과 아삭한 맛이 좋았습니다. 체다치즈는 토르티야의 고소한 맛을 더해줬죠. '타코 수프림 비프'는 바삭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입맛을 당겼는데요. 먹기 조금 불편한 점은 쇠고기와 양상추 소가 베어 물때마다 계속 밖으로 삐져나와 흘렀는데요. 한손에 냅킨을 들고 입 주변과 흐르는 소들을 닦아가며 드셔야할 것 같네요.

'퀘사딜라 치킨'도 맛보기로 했는데요. 이 메뉴는 접시에 담겨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타코 수프림 비프'처럼 종이비닐에 포장돼 나왔습니다. 포장지를 펼쳐 나이프와 포크로 한입 크기로 잘라 먹어봤는데요. 치킨과 치즈가 어우러진 짭조름한 맛에다 부드러운 토르티야와 함께 담백한 맛을 줬습니다.

흔히 퀘사디아하면 매콤한 맛을 생각하는데요, 타코벨은 매콤한 양념을 하지 않고 소스를 따로 줍니다. 마일드, 핫, 파이어 등 3가지 소스 중 취향에 따라 한 가지를 고르시면 됩니다. 저는 중간 맵기 정도인 핫소스와 함께 즐겼는데요. 매콤한 맛은 있지만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매운 것을 잘 드시는 분들은 파이어소스에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타코벨에서 먹어볼 마지막 메뉴가 남았죠. '후라이 수프림'인데요. 3가지 메뉴 중에서 가장 푸짐한 양을 자랑했습니다. 감자튀김 위에 얇게 다진 토마토, 다진 고기, 샤워크림이 듬뿍 올라가있었습니다. 토마토의 붉은색, 고기의 담갈색, 샤워크림의 흰색이 식감을 자극했죠.

감자튀김먼저 하나 집어먹어봤는데요. 얇지만 감자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는데요. 바삭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달달했습니다. 다진 토마토와 고기, 샤워크림과 모두 섞어 먹기로 했습니다. 따로 찍어먹어도 좋습니다. 토마토의 상큼함과 고기의 묵직함, 샤워크림의 달달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색다른 조화를 만들었는데요. '후라이 수프림'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타코벨은 한국인뿐 아니라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데요. 이태원 클럽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불금(?)에는 늦은 밤에도 매장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답니다.

◆입맛대로 취향대로 '토마틸로'

타코벨이 타코계의 패스트푸드점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할 '토마틸로'는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입니다.

토마틸로 역시 이태원에 위치해 있는데요. 6호선 이태원역 2번출구로 나와 첫번째로 나오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골목을 따라 쭉 들어가다 길 끝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몇 발짝만 더 가면 토마틸로 매장이 나옵니다.

매장에 들어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층과 복층 구조의 2층이 있었는데요. 1층에 앉았죠. 1층은 펍(Pub)을 연상케 하는 높은 테이블이, 2층에는 일반 음식점의 테이블처럼 낮고 편한 테이블로 구성돼있답니다.

   
펍 분위기로 꾸며진 토마틸로 1층 매장. 복층 구조로 된 2층은 일반 레스토랑처럼 꾸며져 조금 더 조용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토마틸로도 계산대로가 직접 주문을 해야했는데요. '토스타다 비프스테이크'와 '칠리감자' 2가지를 시켰습니다. 계산대 바로 옆이 오픈키친이었는데요. 직접 만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2가지 각각 다른 메뉴를 시켜서인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요. 만드는 모습을 조금 지켜보다 테이블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토마틸로에서는 타코를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은 '칠리 감자'와 '토스타다 비프 스테이크', '퀘사디아'(위쪽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10분? 15분쯤 기다렸을까. 진동벨이 반갑게 울렸는데요. 얼른 가서 갓 나온 음식을 받아왔습니다. 3가지 메뉴 모두 유선지를 깐 타원형의 소쿠리에 담겨 나왔는데요. 식기 전에 맛봐야겠죠?

'토스타다 비프스테이크' 먼저 맛보겠습니다. 토르티야를 그릇 형태로 튀겨낸 뒤 그 속에 다진 비프 스테이크와 양상추, 토마토소스, 양파, 치즈, 샤워크림 등 소를 채워 넣은 음식입니다. 소를 골고루 섞어 맛봤는데요. 흔히 먹는 샐러드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야채와 고기로 이뤄진 소만 먹으면 일반 샐러드와 다를 게 없겠죠?

그릇 모양의 토르티야를 뜯어 그 위에 소를 얹어 한입에 쏙 넣었는데요. 따뜻하면서 바삭한 토르티야가 차가운 소와 어우러져 색다를 맛을 냈죠. 토르티야가 쉽게 눅눅해지지 않아 바삭하게 계속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토르티야 맛에 반해 결국 그릇(?)을 다 먹어버리고 소만 남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요. 여러분은 소를 듬뿍 곁들여 드시기 바랍니다.

'칠리 감자'는 타코벨의 '후라이 수프림'과 비슷한 메뉴입니다. 감자튀김 위에 고기와 함께 볶은 토마토소스, 치즈, 샤워크림, 다진 샐러리, 치즈가 올라갔죠.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혀를 자극했는데요. 남녀 모두 좋아하실 메뉴입니다. 가벼운 맥주 한잔에 안주로도 딱일 것 같네요.

토마틸로는 정해진 메뉴 외에도 토르티야를 선택하고 고기종류와 토핑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취향에 따라 넣고 싶은 재료는 더하고, 싫은 재료는 빼서 입맛에 맞게 즐기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