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은행권의 실적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관리' 기능이 더 중요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233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600억원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하나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웅진홀딩스 및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파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비껴가지 못하고 크게 늘었다(2분기 대비 865억 증가).
하나금융에 이어 26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도 3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포스코의 주가 하락으로 1381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영향이 컸다.
◆순이자마진 감소 '현실화 눈 앞에'
문제는 주식평가손이나 대손충당금 등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장부상의 부침 현상이 아니라 이 같은 위기가 앞으로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KB금융 주력사인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12%으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하나금융그룹 기준 3분기 NIM도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2.12%를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1.70%, 외환은행은 2.31%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로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는 저수익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어느덧 사실로 확인되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경향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나머지 은행권 역시 당초 예상보다 순익이 약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익 얻을 곳은 좁고 불안요인은 여전
이익이 나올 곳은 이렇게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 관리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29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0조8000억원으로 3월말의 20조9000억원 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 부문은 1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000억원 감소했음에도, 개인의 대출상환능력을 보여주는 가계의 경우 3조2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가계 부문의 고정이하여신 증가와 관련해 기업보다 상각(재정상 부채를 체계적으로 상환하는 것)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반기 은행업 화두가 가계부채와의 줄다리기로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물경기 침체, 집값 하락으로 인한 담보인정비율(LTV) 하락 등 일명 '깡통주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영역의 해법도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부동산 등 실물경기 침체와 유로존 경제위기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이나 적극적 수익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큰 움직임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의 하반기 행보는 결국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조금씩 낮추는 '거북이 행보' 속에 각종 경비를 절약하는 등 '관리' 측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금융지주·은행들의 내년 경영 계획 수립의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