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세 번째 발사계획 마저 연기된 26일 국내증시도 상승불꽃이 완전히 꺼져버린 모양새다.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굴러떨어졌고 코스닥은 또 다시 2% 넘게 하락하며 몸살을 앓았다. 미국 재정절벽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3.07포인트(1.72%) 하락한 1891.4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국가/지자체 '팔자'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611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몰두한 반면 외국인은 1671억원어치 현물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총 108억원의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으나 투신과 국가/지자체가 각각 300억원, 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일부 기관이 프로그램을 통해 물량을 쏟아내면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 432억42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비차익거래는 250억100만원의 순매수가 이뤄져 총 18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의료정밀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파란불이 켜졌다. 기계, 전기전자, 섬유의복, 운수장비, 의약품, 서비스업이 2% 넘게 밀렸고 제조업, 증권, 화학, 종이목재, 대형주, 건설업, 소형주, 중형주 등도 1%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2.65% 하락하며 128만7000원으로 물러났고 시총 순위 15위권 내에서 현대모비스, 기아차, LG화학도 3~5%대 하락했다. 현대차, 포스코, 삼성생명, SK이노베이션은 보합이었으며 나머지 종목은 모두 약세였다.
특징주로는 에넥스가 유형자산 처분 결정에 2% 가까이 올랐다. 삼양옵틱스는 3분기 실적 호조에 1.44% 올랐다. 웅진코웨이가 예정대로 MBK파트너스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웅진그룹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웅진홀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웅진코웨이도 12% 급등했다. 이박에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가 2% 이상 올랐고 웅진케미칼도 1.50% 상승했다.
반면 세아베스틸은 3분기 실적 부진 소식에 7% 이상 급락했다. 제일기획 역시 4분기 해외모멘텀 공백 전망에 9.44% 주저앉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은 3분기 실적 부진 및 올해 수주실적 부진 전망에 7% 넘게 하락했다. 녹십자 역시 3분기 실적 부진에 6%대 하락했으며 대한항공은 4분기 주가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에 3.08% 밀렸다.
◆지수 급락에도 원화강세…수급악화 불가피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으나 원화강세는 여전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20원 하락한 1097.00원으로 마감했다. 이탓에 외국인 수급의 개선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와 미국 선물시장도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원달러환율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특히 중국은 기업 실적 우려와 더불어 연말 물가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고강도 보양책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스페인은 총리 집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구제금융 신청이 지연될 것이라는 걱정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우세해지고 있다"며 "원화강세 수혜주 가운데 구조적인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선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외국인 수급 영향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 매력이 있는 외국인 수급 개선주에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 등 17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683개 종목이 내렸다. 49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 환율 저주에 실적부진 '2중고'
원화강세의 저주는 코스닥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수출주 위주로 이미 환차손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이었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2.75포인트(2.46%) 하락한 505.5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242억을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막판 사자세로 돌아서며 1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총 301억원의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비금속,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음식료·담배 등이 3~5%대 급락했다. IT, 제조, 건설, 금융 등도 2% 넘게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였다. 셀트리온이 1.82% 하락한 것을 비롯해 CJ오쇼핑, Sk브로드밴드, CJ E&M, 씨젠, 젬백스, 포스코ICT, 인터플렉스가 2~3%대 하락했으며 포스코켐텍은 12.19% 급락했다.
나로호 발사연기 소식에 관련주도 일제히 약세였다. AP시스템이 11.96% 급락한 것을 비롯해 비츠로테크, 퍼스텍, 한양이엔지 등이 6~8%대 주저앉았다. 쎄트렉아이도 8.23% 하락했고 한국항공우주는 3.78% 내렸다.
이스트소프트는 3분기 실적 부진 소식에 3%대 하락했고 국순당 역시 3분기 실적 부진에 12% 넘게 급락했다. 국순당은 이날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8.5% 감소했으며 2억8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비롯해 189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 등 760개 종목이 내렸다. 39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