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영업을 잘 한다고 소문이 자자한 기업은행,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을 향한 호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내용은 기업은행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내부규정을 무시한 채 서울대학교에 50억원을 출연했다는 겁니다.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기업은행·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의 국책은행은 대학·병원·지방자치단체 영업점 개설 능력을 위해 출연금 총 500억원을 헌납했습니다. 시중 4대의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이에 두 배가 넘는 무려 1060억원에 달하는 출연 총액을 선보였구요.
이는 이번 국정감사 때만의 안건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3년 3월 '공적자금금융기관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에서 "시중은행 등이 대학·병원에 신규로 영업점 개설을 대가로 예금금리·대출금리 등 통상적인 금융조건 이외에 지나치게 과다한 금품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금감원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었습니다.
이 같은 통보에도 기업은행의 유치를 위한 투쟁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 7월 A대학 의료원에 30억이 넘는 거액의 출연금 지급을 협약했고, 그 다음 달인 8월에 비로소 내부기준을 마련합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규정을 거슬러가며 기관별 추련금 한도 산정도 없이 서울대학교에 50억원을 출연했죠.
위험을 무릅쓴 이들의 행태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외부로부터는 사회공헌활동 홍보로 기업이미지를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학교 내 영업점 유지 혜택·학교 발전자금 유치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고수익과 때에 따라서는 덤으로 법인세 감면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삼조'의 영업이 됩니다.
또한 교내 영업점 유치 노력은, 대학생 때 모신 고객이 향후 직장을 다니게 되어도 모든 금융거래를 한번 개설한 통장은행으로 이어가는 경향이 큰 것으로 당장은 수익 차원에서 큰 보탬이 안 되지만 향후 잠재 우량고객 확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대학 입점 영업에는 우리은행이 전국에 31개로 1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이 24개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15개, 8개에 그쳤고, 국내 최대 점포망을 자랑하는 KB국민은행은 9개를 가지고 있으나 樂star 지점을 이용하여 대학 근처에서 영업을 펼치며 뒤쳐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국책은행이나 시중은행이나 모두 영업실적 싸움에 절박하게 나서다 보니, 이렇게 돈을 써서라도 학교 안에 영업점을 차지하려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회기부환원이라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겠지만 고객에게 쌓아야하는 모범적 이미지가 우선순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들의 움직임이 영업실적과 관련하지 않은 게 있는지…
당국의 기준선, 혹은 내부의 기준선까지 어겨 가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영업실적상승의 노력은 자제해야겠습니다. 잘못된 행위인지 알면서도 이익추구에만 매달리는 것은, 전자 팔찌를 두른 채 쾌락을 추구하는 성 범죄자를 떠오르게 합니다. 이번 국정 감사 때의 호된 질타가 전자 팔찌처럼 무의미한 팔찌가 될지 아닐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