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어 박근혜 후보 당선시키자"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을 선언,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에 뜻을 모았다. 사진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좌)와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우). |
이를 위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이 대표는 24일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갖고 합당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은 이달 안에 각각 전국위원회와 당무회의를 거쳐 합당안을 의결한 뒤 함께 수임기구를 구성해 합당을 최종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는 "두 당이 하나가 되어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고 국민열망을 이루겠다"면서 "우리 두 당은 통합을 통해 당의 혁신과 정치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서로 경쟁하던 용광로의 쇠처럼 뜨겁게 결합해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자"면서 "우리가 하나 되어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면 국민은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 하겠다"면서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나라의 안정을 지키고 국민의 행복을 키워나가며 하루빨리 통일의 아침을 여는 진정한 국민정당 건설이라는 목표를 향해 손을 잡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양당의 합당으로 새누리당 의원수는 149석에서 선진통일당 4석이 더해져 총 153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양당의 합당 선언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이 같은 시나리오가 이미 정계에 나돌았던 이유에서다.
19대 총선에서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선진통일당(당시 자유선진당)의 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선까지 독자노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것.
당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심대평 전 대표가 사퇴했고, 이인제 비대위원장 체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정국 타개책을 모색했지만 지금까지 선진통일당의 입지는 도드라지지 못했다.
새 지도부 구성을 통해 이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았고, 당초 예상됐던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끄는 선진통일당이 대선의 열쇠를 쥔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은 결국 들어맞았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 혹은 연대설이 현실이 된 것.
김형태·문대성 의원의 탈당의로 '과반 의석수'가 무너진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그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선진당과의 합당이 반가운 게 당연하다.
또 충청권 보수표의 새누리당 결집을 위해서도 선진당과 힘을 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다만 선진당이 아무 조건 없이 새누리당이 원하는 대로 입당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아성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만큼 여야에서 선진당의 입지를 무시할 수 없는 가운데 진행되는 합당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양당의 합당 소식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은 철새도래지의 완결판"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문 후보 선대위 진성준 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하겠다더니 보수대통합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진 대변인은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13번에 걸친 당적변경기록을 남기게 됐다"면서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은 충청도민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4월 총선 직후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와 심대평 전 대표는 각각 연대론과 독자론으로 의견을 달리했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새누리당과의 합당과 관련 이회창 전 대표와 심대평 전 대표에게 상세히 보고했고, 두 분 모두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