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간을 달리는 확인증'? 아직 오지 않은 금년도 11월9일에 송금이 이뤄진 것처럼 나왔는데요. 이렇게 오류가 날 걸 예상해서일까요? 은행들은 입금확인증에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것이고 참고용으로만 쓰라거나, 거래증빙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단서를 붙이는 게 통례입니다.
보시는 사진은 신한은행에서 발행한 '입금확인증'입니다. 이 경우는 '인사이드뱅크'라는 기업용 프로그램에서 출력한 것인데, 어쩐 일인지 발행월에 문제가 있어 해당 기업에서는 은행에 요청해 수정을 추후에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은행 업무란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은행 전산도 사람이 짠 것이라 오류가 전혀 없을 수 없다 보니 문제의 사진과 같은 경우 불거질 효력 문제 발생을 우려, 단서를 달아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은행 입금확인증이라는 것을 '사실상'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건 현실입니다. 일례로, 2009년 대전시 건설관리본부가 산업안전관리비 및 환경보전비를 투명하게 정산하기 위해 지역내 104개 사업장으로터 받기로 한 증빙자료 범주 내에는 신용카드영수증, 현금영수증과 함께 은행 입금확인증이 들어가 있습니다.
입금확인증과 유사한 '자금표'라는 수상쩍은 문서가 유통되는 경우도 2000년대 중반까지 심심찮게 문제가 돼 왔는데요. 입금확인증 구실을 하는 자금표는 수표 사본에 지점장의 확인도장을 찍은 형태로 돼 있습니다.
주로 자금력 증빙이나 연말결산 근거자료 등에 사용되는데, 한때 1억원짜리 수표 한 장에 최고 300만원에 뒷거래됐다고 합니다.
왜냐 하면, 이 자금표를 갖고 재력을 자랑하면서 수상쩍은 일을 벌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이러저러한 '큰 손(전주)'으로부터 이만한 자금의 자금집행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말하는 데 근거자료로 내밀면 사람들이 대부분 믿어줘서 아주 유용하다고 합니다.
저 사진 속 미래의 입금증 같은 경우도 순진한 사람한테 "미래에 돈을 보내기로 은행이 입증한 것"이라는 식으로 속된 말로 '썰을 풀면' 아마 속아넘어가거나 그래서 뭔가 사기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참고용으로만 쓰라는 단서가 없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확인증이나 자금표 등은 조작이 일어나거나 많이 복사돼 유통될 수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날짜 같은 것을 주의깊게 보는 건 물론이구요. 여기에는 충분한 확인을 최종적으로 하고서(계좌를 직접 조회해 본다든지, 위임장 자체를 확인하든지) 즉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합니다. 확인증 같은 수단이 등장해 여러 모로 편의성이 많이 높아진 세상이지만, 수상한 큰 돈, 선뜻 믿기 어려운 내용 등이 발견되면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냉정한 사람들에게나 이 편의가 제대로 된 편의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