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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공모가' 논란 CJ헬로비전 넘을 산은?

내달 9일 코스피 데뷔…유사기업 대비 싼 공모에 설왕설래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0.25 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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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장 4수생' CJ헬로비전(대표이사 변동식 이하 헬로비전)이 다음달 9일 주식시장 데뷔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예상 시가총액만 1조원을 넘을 만큼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중 가장 덩치가 큰 만큼 시장의 관심도 남다르다.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변동식 대표는 "IPO를 통한 세계 시장 진출"과 "내년 목표 매출은 1조원"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00년 CJ그룹에 합병된 헬로비전은 '공모주 최대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양호한 실적을 자랑했다. 작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 23.4%, 가입자 348만명을 보유해 케이블TV 사업자 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매출액 6060억원, 영업이익 1367억원을 기록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블TV 1위업체로 디지털 방송 전환과 결합률 상승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수익성은 경쟁사인 스카이라이프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공모가 반값할인' 허울뿐인 홍보?

헬로비전은 지난해를 비롯해 수차례 상장 계획을 철회하며 유난히 공모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작년 상장철회 당시 국내 코스피 거래대금은 1개월 간 6조4025억원이었지만 최근 1개월 간은 4조3619억원에 그쳐 32% 가량 축소됐다. 헬로비전이 상장 계획을 접었던 것도 주식시장에서 제 값을 못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 상황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기업공개를 통한 세계 시장 진출과 내년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24일 발표된 헬로비전의 예상 공모가 밴드는 1만4000~1만9000원. 현대HCN, 스카이라이프, SK브로드밴드, 스카이라이프 등 4개 유사기업과 비교할 때 절반가량 싼 가격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유사기업들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24일 종가 기준 주당평가액이 평균 2만8084원에 달한다. 이와 비교하면 밴드 상단 할인률은 50.1%, 하단은 32.3% 할인된 셈이다.

반면 이나마도 CJ라는 대기업 후광을 받아 공모가가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유사기업으로 책정된 기업들이 모두 지상파나 위성방송으로 단순 케이블 사업자인 헬로비전과 동종 기업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박진 연구원은 "스카이라이프와 비교할 때 수익성은 헬로비전이 우위지만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헬로비전의 7월 가입자는 348만명으로 올초 이후 3만2000만명 늘었지만 스카이라이프는 같은 기간 25만1000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해 7월 한 달 동안 35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IB 부문 관계자 역시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KT와 협력해 가입자수가 급증하고 있고 최근 MBC의 상장 이슈로 주가가 재평가된 SBS를 헬로비전과 단순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성장동력 찾겠다"

국내 시장 상황이 헬로비전의 향후 성장에 다소 비관적인 가운데 변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이 전체 방송시장을 장악한 국내와 달리 미국 등 해외시장은 케이블TV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변 대표는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 로드쇼를 진행했고 다음달 초 뉴욕 등 미국에서 IR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사업인 '티빙(tving)'과 MVNO 서비스 '헬로 모바일(hello mobile)'도 회사가 신성장동력으로 내놓은 무기다. 국내최초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은 2010년 출시된 이후 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헬로 모바일은 14만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MVNO 시장의 급성장과 발을 맞추고 있다.

변 대표는 이번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을 대부분 신규사업 확대와 M&A에 전념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계획에 따르면 신규사업과 M&A에만 내년 200억원을 투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가입자수 규제 완화를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올해 말까지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직은 법적 규제에 묶여 있지만 업계 3위권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케이블 업계 3위는 CNM(씨앤엠)으로 18.2%의 시장점유율을 보유 중이다. 내년 이후 기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맥쿼리 등의 매각 제한이 풀리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헬로비전과 씨앤엠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2위 티브로드(21.1%)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다만 현재 방송법에 따라 특정 케이블TV 사업자가 전체 가입자의 1/3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입자수 규제안이 버티고 있어 법령 완화가 먼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헬로비전의 공모 주식수는 총 1889만2418주로 헬로비전 47.1%를 비롯해 모두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장 예정주식수는 총 7744만6865주이고 공모예정가는 1만4000~1만9000원(액면가 2500원), 총 공모예정금액은 2644억9400만~3589억5600만원이 될 전망이다. 24일부터 사흘 간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청약이 이뤄지며 다음달 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