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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특검, 李 대통령 아들 시형씨 소환

현직 대통령 아들 특검 조사 처음…역대 대통령 아들 수난사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0.25 08: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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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25일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이광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한다.

현직 대통령의 자녀가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 정계는 물론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현재 시형씨의 축석 예정 시간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통상적인 소환 조사 일정을 감안할 때 오전 10시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라 시형씨는 청와대 경호실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때문에 특검 사무실 주변에는 삼엄한 경호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특검 사무실 5층 영상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특검팀은 다시 불러 조사하기 어려운 만큼 오늘 충분한 조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시형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배임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두 가지다. 배임과 관련, 내곡동 부지 9필지 가운데 청와대 경호처와 공동으로 구입한 3필지의 매입금을 분담하는 과정에서 경호처가 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케 함으로써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형씨가 사저 터를 공시지가(당시 12억8697만원)보다 10% 가량 싼 11억2000만원에 매입한 반면 경호처는 공시지가(당시 10억9385만원)보다 최대 4배(42억8000만원)를 주고 경호시설 부지를 매입한 것. 이와 관련 특검팀은 시형씨를 상대로 매입금을 분담한 배경과 과정, 대통령 일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을 예정이다.

또 앞서 검찰 조사에서 시형씨가 "아버지인 이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돈을 마련하고 배달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만큼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했는지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매입과 대금 송금과정에서 부동산실명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지 여부가 오늘 특검팀 조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시형씨가 사저 부지 매입자금으로 사용한 12억원의 출처도 집중 조사 대상이다. 앞서 시형씨는 모친 소유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6억원을 대출받고 큰 아버지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 6억원을 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회장으로부터 빌린 6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이 조차 현금으로 전달돼 특검팀은 이 돈의 출처를 밝히는데 수사를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24일 귀국한 이 회장과 부인 박모씨에 대한 조사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 아들에 대한 검찰 조사는 시형씨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의 아들들이 검찰 조사를 받아온 것.

먼저 지난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 한보사태에 연루돼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감옥행을 피할 수 없었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 감옥에 수감된 첫 사례였다.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은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장남 홍일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됐고, 차남과 삼남인 홍업·홍걸씨는 체육복표 사업에 연루돼 구속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를 경계했지만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로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이틀에 걸쳐 검찰조사를 받는 수난을 겪었다.

시형씨의 특검 조사로 역대 대통령 아들들의 검찰 수난사가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이어지게 된 것이다. 특검팀이 이번 내곡동 사저 의혹과 관련해 시형씨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