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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만 잘 만드는 게 아니었다' 현대모비스, 영리한 시장다각화 '급성장 발판'

완성차 메이저리거들, 모비스 원해…3년이면 'GTQ 달성'…해외브랜드 수주 증가세

이용석 기자 기자  2012.10.24 15: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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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모비스가 슬로건으로 내민 'GTQ(Global Top Quality) 2015 달성'을 이룰 수 있을까. 최근 우수한 상품성으로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모비스의 지난해 수출 실적이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모비스는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수출 전략제품 확대와 신규 시장 개척 등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인 해외공략에 분주하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에 선진국 경기침체가 더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산체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수요는 78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BMW 및 벤츠, GM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로부터 핵심부품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해외 완성차업체에 대한 수출실적이 △지난 2009년 5억5000만달러 △2010년 11억7000만 달러 △2011년 18억2000만달러 등 급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모비스는 높아진 글로벌 위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등 선순환효과 창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2015년까지 글로벌 최고품질 달성을 위한 'GTQ(Global Top Quality) 2015'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핵심부품 품질경쟁력 확보를 비롯해 △톱 클래스 전장품질 달성 △무결점 양산품질 달성 △글로벌 품질보증 체계 완성 △통합 품질경영 시스템 구축 등 5대 중점 추진과제를 삼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사와의 품질기술 격차 해소 및 세계 최고의 품질 기술력 확보를 위한 계획에 착수한 것이다.

이를 위해 총 645억원을 투자금액으로 책정한 모비스는 강점인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려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에 기여하는 동시에 자체 인지도를 높여 해외 수주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글로벌 최고품질'이라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비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와 향후 그들의 전략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해외 유수 완성차 업체들과의 수주…GTQ 2015 달성 '눈앞'

지난 2006년 크라이슬러와의 수주를 시작으로 모비스는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과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크라이슬러와는 지난 2006년 '지프 랭글러'에 컴플리트 섀시모듈 공급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그랜드 체로키'와 '듀랑고' 모델에 프런트섀시모듈과 리어섀시모듈을 공급해오고 있다. 모비스가 공급하는 프런트 및 리어섀시모듈은 완성차의 차체를 지지하는 척추 역할을 하는 모듈로, 완성차의 감성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부춤전시회 및 기술세미나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편, 유럽의 경우 2009년 말부터 다임러 벤츠에 IBS를 공급 중이다.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 지능형 배터리 센서)'는 배터리의 방전을 사전에 체크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차량용 배터리의 전류와 전압,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에너지를 소모하는 각종 전기장치들을 제어하도록 유도한다. 모비스는 △2010년 80만개 △2011년 130만개 등 IBS를 벤츠 S클래스를 제외한 다임러 벤츠 거의 전 차종에 공급하는 등 점차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미쓰비시(헤드램프)와 스바루(리어램프) 등에 총 2억3300만달러 상당 부품을 수주하며 품질기준이 까다로운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특히 수주한 헤드램프 품목 중 LED헤드램프는 국내차 브랜드에서 양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시장서 먼저 러브콜을 받았다는 사실은 모비스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올랐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

또 모비스는 주요 해외 완성차 업체를 방문해 '모비스 테크 페어(Mobis Tech Fair)'라는 이름으로 부품전시회 및 기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바이어의 연구소 및 공장 견학을 적극 추진하는 등의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BMW 그룹 기술연구소(독일 뮌헨)에서 구매담당 중역과 구매 및 기술개발 인력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비스 테크 페어'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같은 해 4분기에도 일본 스바루, 마쯔다를 대상으로 기술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의 해외 완성차 브랜드 수주현황.

이와 동시에 지난 2월에는 미국 크라이슬러를 대상으로 협력사와 함께 부품전시회를 가졌으며, 6월에는 스즈키 본사를 방문해 △LED Full AFLS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를 비롯해 총 60여개에 이르는 핵심부품을 전시했다. 스즈키와는 지난 8월에 △ESC △스마트 부스터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 by wire) 등의 제동기술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또 9월에는 유럽 대표 완성차 브랜드 중 한 곳인 르노(Renault) 측의 요청으로 프랑스 현지에서 기술전시회를 개최하며 해외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시장에서 다임러‧폭스바겐‧BMW 등과 다양한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파트너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모비스지만, 기술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비스는 르노기술연구소에서 개최된 이 전시회에서 최근 K9(기아차)에 적용한 첨단기술을 비롯해 △제동장치 △램프 △안전시스템 △멀티 및 메카제품 등 총 57개 품목에 이르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에 르노 측에서도 프로그램 및 구매부문의 선임 부사장들을 비롯한 관련 임원 및 실무자 200여명이 대거 참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모비스는 △북미(GM·크라이슬러) △유럽(BMW·폭스바겐·벤츠) △일본(미쓰비시·스바루) 등 글로벌 완성차메이커로의 부품수주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신흥시장 개척 '고객다변화 전략'…수출비중 20%까지 확대

잇따른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모비스는 시장다변화를 위해 중국과 인도 등 글로벌 신흥시장에서도 현지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 3월 인도 델리 지역에 현지 완성차 메이커를 대상으로 부품 수주영업을 전담하는 영업사무소를 개소했다. 기존에 북미(디트로이트), 유럽(독일), 일본(도쿄), 중국(상하이) 등지에 영업거점을 운영해 온 모비스는 인도에도 영업사무소를 설립함으로써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독자적 글로벌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최고 품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사와의 춤질기술 격차 해소 및 기술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인도사무소 개소는 기존 선진시장에서의 수출확대 전략이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제품경쟁력을 신흥시장 확대로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에서의 부품수출에 가속을 내는 한편,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의 고객도 추가 확보해 고객다변화를 통한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모비스는 중국 및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고객 확보를 위해 이들 시장에서의 현지 영업활동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동남지역 중심의 중국 영업조직은 내년까지 기타 지역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인도에서도 새롭게 구축한 사무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부품수주활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모비스는 최근 인도시장과 경쟁업체에 관한 정밀분석을 마치고, 우선적으로 에어백을 중심으로 한 안전시스템과 오디오를 비롯한 전장제품을 전략제품으로 내세워 인도시장을 공략한다는 세부적인 영업 전략도 수립했다.

특히 올해부터 인도 10대 도시를 중심으로 의무 장착 규제가 시행되는 에어백의 경우, 현지시장에서 앞으로 매년 37%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품목이다. 자동차 오디오도 현지 완성차업체들의 디자인 및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향후 연 19%에 이르는 성장이 전망되는 등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전략제품에 대해 모비스는 현지연구소와 연계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설계 개선 및 주요부품의 현지개발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전략제품을 선두로 향후 현지시장에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모비스는 현재 인도시장에서 현대차와 함께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마루티 스즈키, 타타, M&M 등 '현지 빅3'를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델리에 영업사무소를 개소한 것도 기존 R&D인원 활용과 함께 이들 업체들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해외 현지영업거점 운영 현황.

이준형 현대모비스 해외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선진 완성차메이커로의 핵심부품 수출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완성차업체로의 수출비중을 10% 가까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선진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아우르는 고객다변화 전략을 통해 2020년에는 그 비중을 20%까지 확대해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 ‘글로벌 톱5’ 달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한 제품경쟁력과 강화된 현지영업활동으로 글로벌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최고품질 달성'이라는 'GTQ 2015' 프로젝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