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법개정, 온라인보험사 개설, 방카슈랑스 비중 증가 등으로 보험 설계사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세법개정으로 일부 비과세 상품이 과세로 전환됨에 따라 저축성보험 시장이 축소돼 설계사들의 생계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부 대형 생보사들이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에 박차를 하고 있어 영업경쟁까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보험판매에 있어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설계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생명보험업계는 세법개장안 시행 후 설계사 실직과 소득하락에 대한 우려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고객들이 과세 대상이 된 저축성보험 가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영업에 큰 영향을 받는 보험설계사의 이탈이 우려됨에 따라 과세여부에 대한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저축성보험 판매량 감소로 설계사 수당 30% 감소
실제로 생명보험협회가 최근 만 20~64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저축 및 연금보험에 가입의향을 가진 응답자 중 58.3%는 세법개정안이 보험 가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세법개정안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 가입의향 비율이 51.5%에서 21.5%로 약 30%p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설계사들이 한달 동안 신계약을 체결해 거수하는 보험료 중 약 81.5%에 해당하는 금액이 저축성보험상품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 이에 따라 협회는 개정안이 시행된 후 보험상품 판매량 감소로 설계사들의 수당이 최소 30%이상 줄고, 월소득이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인 150만원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설계사 대거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보험산업은 세제개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으로 과거 2001년, 2004년 세제개편 당시에도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70~50%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세재개편이 설계사와 보험대리점 생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시행 전까지 과세여부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 감소 예상되는데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 증가
고객은 한정돼 있는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판매채널 또한 설계사들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방카슈랑스에 대한 보험사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대형생보사들이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을 발표하며 설계사들의 영업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영업이 보험 신규판매의 3분의 2 이상 육박하며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판매에 의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2012회계연도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 동향'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전분기대비 2조2150억원으로 4404억원 줄었지만 채널 점유율은 64.1%에서 69.9%로 5.8%p 증가했다. 반면 설계사 채널은 초회보험료가 전년동기대비 1707억원 줄어든 8304억원으로 2.9%p 감소한 19.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온라인 채널도 설계사들의 걱정거리다. 다양한 판매채널 개설로 영업활동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온라인 생보사 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한화생명도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설립을 준비 중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7월부터 인터넷 전용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손보업계 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은 이미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약 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보험사 대면채널인 설계사 판매 비중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08회계연도 39.7%였던 비중은 2009회계연도 30.2%, 2010회계연도 23.2%, 2011년엔 22.1%로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9.3%를 기록해 판매비중이 20% 이하로 하락했다.
한 생보사 설계사는 "다양한 판매 채널이 생겨나고 고객들이 저렴한 상품에 집중되며 점차 영업이 힘들어 지고 있다"면서 "과거 인맥 등으로만 영업을 하던 보험설계사들은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 생보사의 경우 다양한 보험 상품을 취급하지 않아 큰 위기감은 없지만 설계사들도 고객이 사업비를 내고도 보험가입을 맡길 만큼의 전문성을 키워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