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85년, '디지털 전도사'이자 정보고속도로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교수, 그리고 인공지능 창시자인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가 MIT에 미디어연구소를 설립하고 공학에 예술과 인문학 등 다른 학문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학제적 연구를 시작한지 벌써 27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 연구소는 '상상력을 발전시킨다'라는 목적을 갖고 설립된 학제적 연구기관이었다.
또한 유력한 대선 후보인 안철수 교수는 서울대학교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원장이었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기존 학문 사이의 벽을 넘나들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연구기관으로 '소통에서 시작된 융합, We Innovate!'를 모토로 하고 있다. 두 기관 모두 컨버전스(Convergence)를 말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최고의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컨버전스 교육기관이 근래 들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컨버전스(Convergence)란 '융합'이란 뜻으로 제품의 기능적 결합인 통합(Integration)보다는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에 걸쳐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근래에는 더 나아가 반죽(Mash)을 의미하는 매쉬-업(Mash-Up)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다'는 개념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컨버전스는 전통적인 경제개념인 번들링(Bundling)과 유사한 이론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서로 다른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프로세스간의 융합현상'으로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단순 합(合)이 아니라 '무엇인가 부가적인 가치의 창조(Creation)'를 강조하고 있다.
컨버전스는 크게 기술융합, 서비스 융합, 시장의 융합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다양한 수준별, 대상별 융합이 이루어진다. 스마트폰은 전자노트, 카메라, 녹음기, 전자사전, 전화기, 문자전송기 등등 수 많은 기술이 융합되면서 디지털시대의 총아로 부상하게 되었다. 통신과 관련된 서비스에서도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음성통화와 화상통화, SNS대화를 융합하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이고, 통화서비스에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 Base Service), 고객관계관리(CRM), 금융서비스 (Finance Service) 등이 결합되면서 서비스 영역의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특정 산업에 속하는 한 기업의 경쟁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쉽게 정의를 내리기 어렵게 되었다. 미국 시가총액 1위 은행인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 회장은 자사의 경쟁자를 다른 대형 은행이 아닌 IT기업 '애플(Apple)'이라고 한 바가 있다.
다소 다른 의미로 그런 말을 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KT나 SKT와 같은 통신사에서도 금융기업 인수 등을 통한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미 애플(Apple)은 단순한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전자책, 음원과 같은 디지털 컨텐츠 유통분야의 대표기업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학계에서도 교수의 전공분야가 반드시 그들의 연구 분야로 직결되지만은 않는다. 예술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교수가 경영학을 가르치고, 경영학도에게 예술과 역사를 전공한 교수들이 새로운 관점을 가르치고 있다. 얼마 전,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에서 인문학 박사학위자를 상당수 채용하였다는 기사도 볼 수 있었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단지 자신들이 원하는 가치를 누군가에게 제공받고, 때로는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 조차 창조하여 공급받기를 원한다.
컨버전스는 온통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보였던 시장의 곳곳에 파란 블루오션(Blue Ocean)의 영역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하고 준비되어 있는 기존의 역량(Competency)에 대하여 소위 말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와 융합(Convergence)을 적극 적용하여 시장의 새로운 기회와 위험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