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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코오롱까지… '美 자국 편들기' 주가 악재될까?

'미국식 동네재판' 주가 영향 미미해도, 분기별 100억대 소송비 '부담'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0.22 17: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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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극단의 조치일까, 아니면 '카피 앤 페이스트(복사 후 붙여넣기)' 방식의 성장 때문일까?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잇따른 소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소송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 투자자들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미국연방법원 대배심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120110)에 대해 첨단 섬유제품과 관련한 영업비밀 침해 혐의를 적용, 정식 기소했다.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코오롱과 5명의 임원은 영업비밀 침해 등 6개 혐의가 적용됐다. 영업 비밀은 방탄복에 사용되는 듀폰의 '케블라(Kevlar)' 섬유에 관한 것이었다.

대배심은 후발주자였던 코오롱이 이 섬유에 대해 관련 기술을 빼돌림으로써 총 2억2600만달러의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코오롱의 듀폰 영업비밀 전용 1건, 영업비밀 절도 4건, 조사방해 1건 등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밤사이 미국에서 들려온 악재로 지난 19일 코오롱은 코스피시장에서 전일보다 0.52%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은 듀폰과의 소송으로 지난 3분기에만 12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소송의 장기화 가능성에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송 이슈의 간헐적 노출로 인해 노이즈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항소심(1년 6개월)까지는 분기마다 100~120억원의 소송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듀폰이 미 법원에 제기한 1조원대의 손해배상금은 과도하다고 판단되며, 국내 법원의 판결 없이는 막대한 배상금을 받기 어려운 만큼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며 "코오롱의 최근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소송 합의가 이뤄질 경우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민사에 이어 코오롱이 미국에서 형사 기소된 점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형사소송 이슈만 국한돼 바라볼 경우) 피고가 (코오롱의) 5명의 임원을 상대로 제기된 만큼 회사 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애플, 특허 논쟁 날선 공방

삼성전자(005930)도 애플과의 특허소송 이슈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8월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애플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자 그 충격으로 하루 만에 14조원이 증발되기도 했다.

이날 미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사건 1심 재판에서 애플의 일방적인 판결을 내리며 삼성전자는 10억4934만3540달러(약 1조191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애플의 일방적 승리에 삼성은 유감을 표했으며, 평결에 이의(평결불복법률심리)를 제기하며 패소 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날선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포함,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9개국의 30여건의 특허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소송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삼성전자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자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소송 논란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한 매크로와 애플과의 소송이라는 변수가 있으나 현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의 10.2배, 주가순자산배율(PBR) 2.0배, 내년 기준 PER 9.5배, PBR 1.6배 수준"이라며 "주요 제품 및 기술 경쟁력 감안할 때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세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량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 전략 유효로 장기간의 이익 지속은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에 집착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전략적 실패에 기인한다"며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외에 윈도폰 및 타이젠폰을 강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한편에선 특허소송에 대해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우려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각 지역에 따라 특허 소송의 내용과 판결 방식이 달라 지속적으로 엇갈리는 판결이 예상되기 때문에, 당사는 일부 판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최종적인 주가의 흐름은 펀더멘탈에 좌우될 것"이라며 "현재의 특허 소송이 스마트폰의 혁신이 종료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판단하며,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 정점 도달에 따라 산업 전체의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