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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은행권은 신용대출 눈독들이지만…

금리 인하 효과 즉시 반영 요구에 은행별 경쟁 겹쳐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0.22 17: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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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들이 불경기 속에서 보수적인 대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가 좀처럼 둔화 흐름에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 운용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와 우량 대기업의 투자 부진 등으로 대출 수요가 늘기 어려운 사정도 겹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여력 줄고, 신용대출로 눈길

2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금융시장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6월과 7월에 -0.1, 7월과 8월 모두 -0.2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여력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불경기에 돈을 빌려 집을 살 수요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등 수요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에 대출을 주기에도 조심스럽다. 특히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냉정하다. 올해 1~9월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규모는 11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3% 줄었다. 이 기간 대기업이 21조원에서 28조원으로 32.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올해 기업 분류 기준이 달라져 작년 중소기업 중 일부가 올해 대기업으로 이동했다는 풀이도 있다. 작년 기준에서의 중소기업 대출을 뽑아 보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장기침체에 대비해 건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우량한 대기업 대출을 선호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더욱 높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굴릴 곳을 찾아야 하는 은행들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신용대출 증가율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앞질러 은행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은행들은 경기회복세 둔화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을 늘리는데 주저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 경쟁 붙고 당국 눈치에  높은 금리 '언감생심'

그렇다고 신용대출이 은행의 블루오션이 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각 은행의 경쟁 가열로 대출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수익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용대출 금리는 5월에 전달보다 0.2%포인트 내려갔지만 7월에는 0.6%포인트, 7월에는 1.18%포인트 낮아졌고 8월에도 0.43%포인트 인하됐다.

여기에 최근 당국이 금리 인하 상황에서 각종 꼼수를 써서 대출금리를 바로 내리는 데 인색하게 굴었던 은행권에 경종을 울리기도 해 어쨌든 신용대출 시장에서의 큰 이익 창출이란 언감생심이라는 지적이다. 저금리시대라는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자금 운용에 뾰족한 답이 없는 은행을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