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지역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평균 10%대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형펀드는 '찬밥' 보다도 못한 취급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3%대에 그친 일본 펀드보다도 자금 순유출 규모가 클 정도로 인기가 없는 상황.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금융투자 상품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안정적인 고수익 기회를 놓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 등 북미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92%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인 9.16%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대표적인 고수익 펀드로 꼽혔던 중국주식형펀드의 10.66% 보다도 높은 성과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7%대에 그쳤다.
상품별로는 지난 18일까지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미국그로스[주식-재간접]종류형A'가 19.78%의 수익을 기록,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KB자산운용의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주식-파생]A클래스도 17.96%의 성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좋은 북미 주식형펀드에서 오히려 돈을 빼는 추세다. 올해 들어 54개 해당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 규모는 총 46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59개의 일본펀드는 평균 수익률이 북미펀드 대비 1/3에 불과했지만 41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미국 등 선진국 펀드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재정위기와 서브프라임모기지를 거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평판이 악화됐고 선진국 시장에 대한 기대수익률 자체가 높지 않아 투자를 기피한다는 얘기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흔히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투자했을 때 기대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특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분산투자 등 꼼꼼한 전략보다는 수익률 위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미국펀드는 글로벌 펀드 중에서도 시초격이고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되지만 중국 등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낸 신흥국 펀드에 비해 주목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며 "미국주식형펀드로 고수익을 낸 성공사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투자자들의 편견을 부추긴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