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일 '환경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녹색환경기금)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가 확정된 직후 주식시장에도 'GCF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이미 22일 개장 직후 일부 탄소배출권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이상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GCF 유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썰렁한 반응이다. 장기적인 파급효과나 일시적인 부동산 시세 조정 등은 있겠지만 당장 관련 기업의 실적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녹색환경기금(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가 결정된 이후 주식시장에서 'GCF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소배출권 관련주로 꼽히는 한솔홈데코와 이건산업 등 일부 종목의 주가가 22일 개장 직후 상한가로 치솟는 등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GCF 사무국 유치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당장 기업 실적을 변화시킬 만한 내용이 없는데다 예상되는 수천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배분될 것"이라며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처럼 국제적인 행사 이벤트라는 점 외에는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H증권사 리서치센터 고위 관계자는 아예 "관련 소식은 보도를 통해 알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로서 영향력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같은 업계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일 발간되는 리서치센터 보고서 역시 GCF 관련 내용이 없거나 '(단기적으로는 영향력이 미미하지만)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정도의 기본적인 평가만 담았다.
신한금융투자는 22일 보고서에서 "GCF 사무국 유치 이슈가 증시에는 긍정적이지만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심재엽 연구원은 "녹색성장은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제 안정화가 먼저 이뤄진 이후 투자와 고용, 제도완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슈를 싸이의 '강남스타일' 히트 이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 급등과 비견하는 의견도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가수 싸이의 소속사로 지난 9월1일 6만5800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2일에는 10만6900원까지 치솟으며 불과 한 달 동안에만 62% 넘게 치솟았다.
김형렬 팀장은 "당시 리서치센터들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엄청난 주가 상승을 목격하면서도 쉽사리 목표주가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며 "'강남스타일'이 메가 히트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창출해냈는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이번 GCF 사무국 유치와 관련해서도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무리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조심스러운 업계의 반응과 달리 22일 주식시장에서는 일명 'GCF 수혜주'로 이름붙은 종목들의 상승세가 매섭다. 탄소배출권 관련주 가운데서도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 리스사업에 진출한 한솔홈데코가 상한가로 치솟았으며 역시 관련주인 이건산업 역시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후성과 KC코트렐 등도 오전 10시20분 현재 각각 5%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