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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에게 외환매매익이란? '반짝반짝 빛나는'

외국은행들 전유물 선입견 딛고 '전가의 보도'로 자리매김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0.19 17: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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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은행(004940·은행장 윤용로)의 실적 발표로 3분기 은행권 실적 발표 랠리가 시작된 가운데, 외환은행의 실적 성적표에서 외환매매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외환은행은 올 3분기(7~9월) 당기순이익 125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뜯어 보면, 외환은행은 웅진 여파로 인한 대손충당금 악재, 이자이익의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점이 두드러진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 NIM 감소보다 눈길 끈 '전가의 보도'? 

은행의 이익은 크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분리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대금리차를 통해 얻는 이익인 이자이익을 보면, 이번 분기에 외환은행은 4865억원을 올려, 전분기대비 205억원(4.0%) 줄었다. 외환은행 3분기 실적에서 이 이익이 줄어든 것은 대출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때문에 순이자마진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번 분기, 외환은행에 한정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전반적인 우리나라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를 통한 이익 창출은 그 폭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환은행의 실적표에서는 종종 외환매매익이라는 개념이 일부 실망스러운 지표를 메우는 특급소방수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과거 외국환전문은행으로서 설립된 역사의 흔적이 이런 영역에서 발휘된다는 풀이다. 사진은 외국 지폐들을 펼쳐보이는 외환은행의 행원.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은 비이자수익에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외환은행 3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171억원(7.52%) 증가한 244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이라도 단순히 자동화기기 수수료 등 속칭 '땅짚고 헤엄을 치는' 장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아 그 중에서도 전문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이 여기에 있다. 이번 비이자수익의 주요 증가 요인은 외환매매익(386억원) 및 유가증권 관련이익(88억원) 증가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매매익은 일종의 수수료이익 성격으로 한때는 외국계은행의 특화영역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에 외국은행들의 한국 내 지점들은 막대해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특히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의 이행 등 우리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도 이 영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려 원성과 함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일찍부터 두각보인 저력, 외국환전문은행 역사 덕

하지만 국내 은행들도 외환매매익 부분에서 전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외환은행과 조흥은행, 서울은행 등의 순으로 두각(이상 순위는 1995년 상반기 기준)을 보였고, 특히 이렇게 앞순위를 차지한 점은 외국환전문은행으로 창립된 역사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전통 때문일까. 외환은행 실적에서 아쉬운 대목이 발생할 때마다 외환매매익은 소방수로 등장, 불길을 진화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 2011년 4분기의 경우를 보면 외환은행 비이자이익은 고정이하여신 매각 손실의 영향을 받아 9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수수료이익면이 이를 상쇄했다. 해외 지점 및 법인 출자로 인한 외환평가손의 정상화와 외환매매익 및 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944억원 오른 1486억원을 낸 것이다.

이번 3분기에도 외환매매익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특히, 웅진 사태라는 금융권 전반의 악재와 전체적으로 저수익시대라는 새 금융지형이 조성되는 속에서 외환매매익 대목을 위시해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들이 좋은 결과를 낸 점은 특기할 만하다는 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