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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모집인들 "카파라치 도입하면 영업 불가능"

신용카드설계사협회 19일 집회열고 금융당국에 의견 전달

이지숙 기자 기자  2012.10.19 17: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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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파라치' 제도 도입을 앞두고 업계가 시끄럽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신용카드 불법 모집 근절을 위해 '불법모집 신고 포상제(카파라치)'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신용카드모집인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모집인들은 19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카파라치 제도 도입으로 모집인들의 인권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지난 9월14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 불법모집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용카드 모집인이 5만여명에 달하지만 여전히 모집인에 의한 경품제공, 연회비 대납 등 불법적 모집행위가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감시체계를 강화를 통해 카드사의 준법영업 감시비용을 줄이며 자율적 감시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 모집인들 "여전법 수정, 카파라치 중단해달라"

하지만 카드모집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카파라치가 5만여명의 모집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카드회사에 소속돼 일정한 교육을 받고 영업에 나서는 만큼 과거처럼 불법영업이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부체와 과도한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책임을 카드모집인들에게만 묻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카드모집인들은 19일 집회를 열고 여신전문업법 수정과 카파라치 제도 도입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통해 여전법 수정과 카파라치 제도 도입 중단을 주장했다. 여전법에 명시된 '카드 연회비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10년전에 만들어진 만큼 현 상황에 맞게 변경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 전광원 회장은 "현재의 여전법은 10년 전 카드대란 당시 마케팅과열을 막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며 "현재 1만~5만원의 연회비의 10%면 1000~5000원 수준인데 이정도의 경품을 제공하라는 것은 소비자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회장은 "현재의 소비자 수준과 카드모집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경품 비용인 2~3만원까지는 허용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카파라치에 대해서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카파라치는 불법영업을 포착해서 카드사에 제출하면 카드사가 파파라치에게 5만~1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카드 설계사는 적발될 경우 사안에 따라 최고 500만원까지 벌금을 내야하고 2년 간 여신금융협회의 등록코드가 삭제된다.

전 회장은 "현재 불법모집 점검 시에도 카드모집인들에게 200~300만원을 갈취하는 공갈협박단이 있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 "다양한 영업군이 있지만 유독 카드모집인들에게만 자유로운 영업활동이 제한되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밝혔다.

◆모집인 대부분 '생계형' 5개월간 1만명 줄어

카드모집인들은 금융당국의 제재 외에도 카드모집수당 감소 등으로 인해 그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협회에 등록된 모집인 수는 4만1302명으로 5월 등록된 5만1319명 보다 약 1만명 가량 줄어들었다. 5개월간 전체 20% 인원이 영업을 포기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체계가 변경되고 금융당국이 휴면카드 정리에 나서자 신규발급을 줄이기 위해 모집수당을 줄이고 카드발급 기준을 높이고 있다.

전 회장은 "영업기준이 까다로워져 생계형 모집인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카드모집인 평균연령은 55세로 보통 100만~1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는데 여기에 예비범죄자인 것처럼 카파라치의 감시까지 받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란 소리"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8월 금융상품 모집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권혁세 금감원장은 우리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 것처럼 말했는데 그 후 카파라치제도 등이 발표되니 배신당한 느낌"이라며 "금융당국의 반응이 없으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과도한 비용을 용인하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는 만큼 이번 규제로 점차 불합리한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집인들은 경품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적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신용카드가 경품을 받고 가입해야 하는 상품인가"라고 물으며 "모집인들은 잘못된 영업환경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건전한 모집질서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규제는 생계말살이 아니라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여전법과 카파라치 제도 모두 논의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의견을 듣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는 금융당국의 입장변화가 없을 시 11월 여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진행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