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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너무 잘 나가도 탈"…환율에 울고 웃는 업종들

위안화 절상 압력에 원/달러 환율 연중 최저치 "대비책은…"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0.19 09: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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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8일 1105.5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국내 주식시장 방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경제지표 호조와 스페인 구제금융을 둘러싼 유로존의 합의 도출 등 내외 환경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상황이다.

다만 달러대비 원가 가치가 높아지는 '원화절상' 기조가 유지될 경우 수출기업들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반면 경기 호조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내수관련 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9일 오전 9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06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확률이 낮을수록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업종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대신증권은 자체 리서치를 통해 최근 같은 원화강세 기조 아래서 항공사와 건설, 비철금속, 에너지, 비철금속 등의 업종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 들어 원/달러 환율의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었다"며 "최근 한국의 신인도가 높아진데다 주요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조치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원화 절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과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탈,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연말까지는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 하락 속도는 주춤해질 수 있으며 1100원 내외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환율 하락이 미국 대선과 중국 위안화에 대한 가파른 절상 흐름 등 일시적인 외부요인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이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의 절상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역시 덩달아 강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정부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원화 절상 압력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하지만 본격적인 원화절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며 "3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은데다 미국 대선 결과도 아직까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원화 절상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절상 수혜 및 피해주는?

그렇다면 환율 변화에 따라 주시시장 내 수혜 및 피해 업종은 어떻게 구분될까. 일반적으로 원화강세 기조에서는 수출 관련 섹터의 부진이 예상되며 반대로 소비재와 유통 등 내수관련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은 1050원대를 마지노선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율 상황을 감안하면 겨우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정도다.

강현철 연구원은 "과거 원화가 저평가 국면이 지속됐던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전반적으로 수출주의 이익모멘텀이 높게 나타났다"며 "반대로 원화가 고평가 영역으로 진입했던 노무현 정부 때는 수출주의 이익증가율이 2005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둔화됐으며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업종에 따라 증권사별로 수혜와 피해업종 구분이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업종별 환율 민감도를 분석해 원화절상 상황에서 불리한 업종으로 △해상운송 △조선 △전기전자/휴대폰부품 △디스플레이 △반도체 △화학 △자동차 △건설 등이 꼽혔다.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거나 매출 상당부분이 달러인 업종들이다.

반대로 △철강/비철금속 △항공운송 △유틸리티 △의복 △제지 등은 원화절상 시 유리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거나 해외여행 수요에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다.

대신증권은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혜주로 △에너지 △조선 △비철금속 △건설 △항공 등을 꼽았다. 주가 상승 가능성이 70% 이상이면서 주가 민감도가 마이너스(-)인 업종들이다.

이 증권사 나덕승 연구원은 "원화강세기는 글로벌 경기의 호황기 및 위험선호도 증가를 반영한다"며 "항공사의 경우 내국인의 출국 수요 증가로 실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조선, 비철금속, 건설 등은 실적보다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환율이 오를 경우 수혜 업종은 △도로/철도운송 △통신서비스 △종이/목재 △식품/음료/담배 △내구소비재 및 의류 등이 꼽혔다.

나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증은 원화 약세구간과 경기 후퇴기의 시점이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때 경기방어주 성격의 업종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