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투자업계에 불황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시름도 날로 깊어지고 있다. 거래량 감소로 수익률이 반 토막이 나는 등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활로 모색에 나서는 한편 수장 교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다.
최근 현대증권은 윤경은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윤 부사장은 다음 달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대표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윤 신임 대표는 증권 영업부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탁월한 성과를 거둔 전문가이기에 현대증권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표면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윤 신임 대표의 신규선임을 두고 안팎에서는 잡음이 무성했다. 현대그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김 신 사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뒷말이 오갔다.
현대증권은 현재 T/F를 구성해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김 신 사장은 현지법인 설립에 대해 탐탁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점은 노조 측과도 입장을 같이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윤 대표의 신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출신인 윤 신임 대표는 국제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싱가포르 법인 설립에 적극적이라고 전해진다.
또한 현대증권은 이전에 윤 신임 대표와 아이엠투자증권에서 함께 일했던 김홍식 전무를 영입, 싱가포르 현지 법인 개선준비위원장으로 발령 낸 바 있다.
◆메리츠·미래에셋 각자 대표 시너지 '기대'
이외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5월에 각자 대표 체계로 전환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올 2월 이전 대표가 빠진 자리를 새롭게 채워 각자 대표 체계를 지속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대표에 이어 김용범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영업과 관리부문의 전문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 대표 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초 조웅기 대표에 이어 변재상 리테일사업부 대표를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지난 6월부터 각자 대표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각자 대표의 장점으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입을 모으고 있다. 대표가 전문성을 갖춘 부분에서 각자 역할을 나눠 일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한편에서는 각자 대표로 전환하게 됨에 따라 내외적으로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현대증권의 각자 대표 전환을 두고 내분설까지 돌았던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전문성 강화로 활로 모색을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의사결정 측면이나 불화설 등이 나돌 수 있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