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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외환카드에 뿔난 소비자, 왜?

심사중이다vs신청없었다 혼선에 '여성전용카드' 구분없이 신청가능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0.18 15: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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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카드의 온라인 가입 접수 기능이 여러 문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외환은행(004940·은행장 윤용로)에 흡수돼 은행의 한 부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외환카드는 1978년부터 신용카드 시장을 개척해 왔다. 

현재는 하나금융그룹(086790·회장 김정태)에 외환은행이 인수되면서 하나SK카드와 모집채널, 가맹점 공유 등을 추진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이렉트 가입 기능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시대에 걸맞는 온라인 혁신에 뒤쳐지는 게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전반적인 전산 기능 자체에 문제가 쌓인 게 이런 점에서 발견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신청된 카드 없다", "심사 중이니 또 신청 안 돼"

외환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카드 가입을 진행하던 중 에러가 발생한 사례다.

이 사용자는 17일 저녁 온라인으로 가입 절차를 모두 마쳤으나, 다음날 아침 온라인의 진행 경과를 검색해 본 결과 접수 결과가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경우 다시 가입신청을 하게 마련이고, 이전의 신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지 않았다면 다시 신청을 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미 신청한 카드가 심사 중이니 신청을 하지 말라는 통보가 나온다.
   
 
   
외환카드의 경우 한쪽에서는 신청이 되지 않았다고 안내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상품을 신청하려 해도 이미 신청된 상품을 검토 중이니 접수하지 말라고 엇갈린 대응을 하는 경우가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콜센터에 문의를 해도 답이 명확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침에 문의를 받은 상담원은 이미 발급돼 있는 외환 A카드, 외환 B체크카드 외에 "(카드) 신청된 게 없다"고 설명을 했다. "그런데 왜 한쪽에서는 이미 신청된 카드를 심사 중이라고 나오느냐"고 항의성 반문을 하자 "신청한 카드 이름을 알려달라"고 한 뒤 "C카드 신청이 됐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오후에 다시 연락이 닿은 상담원은 "신청한 카드 상품명을 알려달라"는 질문 끝에 "신청한 것으로 조회되는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새로 신청한 카드명을 알려달라는 질문 자체부터 있다. 다른 카드사의 경우 '신청 심사 후 배송 중인 경우' 등에 대해 처음에는 상담원 단계에서 정보 검색을 들여다 보지 않지만, 전화 상담 중 실제로 정보가 필요한 경우 이쪽 내용도 정확히 내용을 검사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카드 해지를 하는 고객의 경우 남은 카드가 있는지(신청 후 발급승인을 마쳐 제작 혹은 발송 중인 단계 포함), 모든 카드를 없애고 거래를 정리하려는 것인지(아예 모든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탈회'가 아니라 하더라도)에 따라 잔여대금을 즉시 정산청구하느냐 등 여러 문제가 달리 처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에 지금 사용 중인 유일한 카드를 없애려는 고객 갑씨가 있다면 원칙적으로는 모든 대금을 즉시 정산해야 하지만, 을씨가 지금 사용 중인 단 한 장의 신한카드를 없애더라도 아직 사용은 안 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배송 중인 다른 신한카드가 있다면 기존의 결제일까지 지불의무가 유예되게 된다.

그러므로 고객이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지 외에 추가로 만들고 싶어 신청을 한 건지 그 심사를 통과해 제작에 들어간 건지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외환카드의 경우는 자체적인 에러 상황도 상황이지만, 문제를 바로잡을 실마리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여자인지 추려내야 하는데' 성별 감식 기능 뻥 뚫린 마이캔버스카드 기능

   
여성이 아닌 고객은 줄리엣카드의 경우 신청 첫 머리에서부터 걸러내도록 돼 있다. 주민번호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성별 문제 등 미리 입력된 검색 알고리즘에 배치되는 경우) 외환카드의 홈페이지 반응은 원래 이렇게 나와야 한다.
외환카드 상품 중에 여성전용 상품인 '줄리엣카드'가 있다. 이 카드는 여성에게 특별히 매력적인 쇼핑 관련 기능을 넣은 특화 상품이어서 여성 고객이 아니면 가입을 막고 있다(주민등록번호에서 1로 시작하는 고객은 신청을 반려하도록 전산이 짜여져 있음. 가입의 첫 단계부터 막힌다고 생각하면 됨).

그런데, 외환카드에는 마이캔버스라고 해서 고객이 그림을 고르거나 자신이 직접 그림파일을 카드 이미지로 사용할 수 있는 특화 기능이 있다.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며 Yes4U 4in1, oil, 줄리엣 등 중 제한된 상품 범위 내에서 고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줄리엣 카드를 남성 고객이 신청해도 신청 절차가 진행된다는 것이고, 이미지를 고르고 제작을 하는 최종 단계에까지 무리없이 통과돼 승인신청을 마칠 수 있다. 기사의 사진은 개인정보 입력, 검증이 여성 고객이 아님을 인지하지 못해 이후 각 단계가 모두 진행이 된 경우다. 0123-4567-****-****로 카드 번호가 부여될 것임을 예고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사진 저작권 관련 재점검을 요구하는 단계까지 넘어가 있다.

여성만이 특정 상품을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게 맞는지는 차치하고 일단 이런 검증 기능에서 우회로가 뚫려 있다는 것이 된다.
   
남성 고객은 원래 줄리엣카드를 신청할 수 없지만, 마이캔버스 카드 신청이라는 우회로를 통하면 진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이캔버스 에스포유 줄리엣을 신청, 이후 단계들까지 모두 진행한 경우.

왜냐 하면, 마이캔버스 카드들은 외부에서 이미지 편집 기능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입 신청을 하는 등으로 업무 연결도 돼 있어 사실상 외부와 어떤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 외환카드 사이트는 언제든 본래 기능이 예상 외로 작동되지 않을 우려가 있고, 그런 가능성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가 '다이렉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외환은행 같은 경우도 윤용로 행장 취임 이후 고객 확충을 위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해 '2X 카드' 등은 모집인에 의존하지 않고 일선 점포나 온라인 가입 등에서 상당한 유입을 얻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세태 속에서 온라인 가입망에 구멍이 있다는 점은 작은 오류라고 하더라도 경쟁사에 밀릴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