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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티 안 낸 사회공헌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정금철 기자 기자  2012.10.18 11: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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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국정감사에서 금융투자업계의 미진한 사회공헌 실적이 입방아에 오르내렸습니다. 국내 62개 증권사 중 27개사는 5년간 연간 1000만원 미만의 약소한 금액을 사회공헌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죠.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송호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 335억원의 4.1%인 13억9000만원을 사회공헌에 사용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기술된 훈훈한 순위에서는 신영증권이 3억9300만원으로 2위, 미래에셋증권이 3억8800만원으로 3위, 신한금융투자가 3억2700만원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1년 회계연도 임원 평균임금이 8억원을 웃도는 I투자증권을 포함, 3억에서 4억원대의 M증권, B증권, N증권, H증권 등은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관련 기부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특히나 빈축을 샀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사실과 다소 달랐습니다. H중공업 계열사인 H투자증권과 보험사가 더 유명한 M증권은 여론의 질타가 억울하기만 합니다. H증권사는 금감원이 요구한 자료를 잘못 해석하고 제출한 담당자의 '판단 미스'로 한순간에 사회적 책임에 순응하지 않는 비양심적인 업체가 돼버렸습니다.

이 증권사가 이날 메신저를 통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H증권은 지난 5년간 70억원이 넘는 돈을 사회공헌사업비로 지출했습니다. 그러나 직원은 금융감독원의 사회공헌사업비 통계자료 요청 공문 중 '사회공헌사업의 범위를 각 사별로 판단해 자료를 제출하라'는 애매한 문구를 잘못 해석했고 결국 과오 섞인 자료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M증권사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증권사 역시 자사의 명칭이 포함되지 않은 봉사단체를 꾸려 수년간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적지 않은 금액을 다시 불우한 공공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 증권사는 정무위원회에 정정을 요구하기는커녕 일부 면식이 있는 기자들에게 읍소만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 높은 곳에서 규제와 감독의 은총을 뿌리시며 금융투자업계를 관할하고 계신 금융당국 관계자분들에게는 그저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미간 찌푸리기 정도로 불만을 대신할 뿐입니다.

어쨌거나 자사의 실수고 자사의 허물인 탓이기도 하지만 나름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의 심기를 건드려봤자 돌아오는 건 손해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