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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계 스포츠 F1과 동네 체육대회

장철호 기자 기자  2012.10.18 10: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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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취재기자는 배구경기에 관심이 많다. 전국체전을 비롯해 국제적인 대회에도 수차례 참가해 경기진행과 의전을 담당해 왔다.

배구경기에서 코트의 포청천인 심판은 예리는 눈으로 진정한 승자를 가려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기 중 변화무쌍한 상황에 맞춰 어떤 룰을 적용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의전이다. 심판도 기계가 아니라 한 두 개 정도 판정에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의전에 실패한 심판은 두고두고 업계에서 회자되곤 한다.

세계3대 스포츠 행사 중 하나인 F1대회가 14일 막을 내린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2배 가량의 적자를 남기고, 싸이 공연의 부대행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예전과 같은 티켓 강매와 홍보 부족, 그리고 군민체육대회보다 못한 의전으로 국제적인 망신살을 사기에 충분했다.

전남도는 여수엑스포와 국제농업박람회 티켓 강매 때문에 예년 같이 않지만, 지자체별로 4000만원~1억원 가량 티켓을 강매했다고 한다.

환승 주차장 등에서 14일 결승전 12만원 짜리(그랜드 스탠드) 입장권이 7만원에 팔리고 있는 것은 전남에서의 F1이 시기상조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또 이번 F1대회는 MBC가 주관 방송사로 선정됐고, 지역 종이 신문 7곳에 광고하는 정도에서 행사를 홍보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중앙지와 인터넷 매체 등에 대한 광고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선도전에 나섰다가 공수표를 날린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과연 언론인 출신인지, 홍보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런 대목이다. 광주전남에 배포되는 종이신문에 광고하고, 국제 행사가 잘되길 바라는 도둑놈 심보나 다름없다.

게다가 중앙언론과 다른 지역 신문, 인터넷 매체 등을 상대로 공식브리핑은 고사하고, 언론사 취재협조는 말 그대로 최악이였다.

경주장이 아닌 현대호텔에서 미디어패스를 발급받도록 해 국제 행사처럼 미디어센터 입구에서 발급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3년째 “국제 연맹에게 물어보겠다”는 말만 공허한 메아리도 돌아왔다.

   

올해 F1대회는 협상을 잘해서 200억원대 적자를 예상했으나, 400억원대로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전남도청 내외부에서는 이번 행사의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 의심스럽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그나마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싸이 공연이 F1의 흥행을 견인했다. 대회조직위가 1억원을 제시했지만, 국가 행사인 점을 감안해 3000만원이 적은 7000만원만 받고 공연하겠다고 했단다. 모범적인 연예인상을 보여준 싸이가 기부한 3000만원은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도의회와 도민들의 날카로운 판결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