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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국(事業報國)' CJ, 문화(文化)로 '제2 도약'

주요 사업군 내수시장만 목표 삼으면 제2도약 불가능

전훈식 기자 기자  2012.10.17 16: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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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생활 문화 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CJ그룹이 해외 지역에서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의 27%가량을 해외지역에서 올리는 등 글로벌 매출이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속되는 경제 불황에도 불구, CJ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러한 활약상을 보일 수 있는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레이트 CJ'로 거듭나기 위해 CJ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독창적인 선택과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으로 분할된 CJ그룹은 CJ제일제당과 CJ엔터테인먼트, CJ오쇼핑 등 계열사의 투자와 브랜드관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기업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CJ그룹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를 비롯해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신유통 등 4개 분야를 축으로 그룹전체의 재무·기획·사업관리·인사·경영진단 등을 담당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속에 체계화되고 성과 중심적이며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CJ그룹은 지난 5년간 글로벌 매출을 4.5배 향상시켰으며 특히 지난해 성과가 두드러졌던 중국지역에서의 매출은 글로벌 매출의 36%에 이르는 2조238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에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 7조9333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CJ그룹은 ‘글로벌 CJ’ 건설에 대한 이재현 회장의 강한 의지와 '전 세계인이 우리 음식·영화·방송·음악을 즐기며 생활하게 만들겠다'는 그룹의 사업비전 아래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료에서 시작한 글로벌 사업 '한류(韓流) 전도사' 우뚝

사실 CJ그룹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인 1988년. CJ제일제당이 인도네시아(파수루안)에 라이신(사료첨가용 필수 아미노산) 생산 법인을 설립하면서부터다. 당시 국내 조미료 시장에 집중돼있던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글로벌 CJ'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로 '문화산업을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000년 초까지 일반 소비자들에겐 조금은 낯선 'B2B(business to business)' 위주의 글로벌 사업을 진행한 CJ그룹은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단순히 내수 시장의 정체기나 생산기지로서의 해외진출이 아니라 미래 성장 기반으로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CJ제일제당 외에 △CJ오쇼핑 △CJ푸드빌 △CJ CGV 등 전 계열사가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고 해외 진출에 나서게 되며, B2B 품목에 한정되었던 품목도 B2C(Business-to-Customer) 쪽으로 크게 확산됐다.

우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공략이 가장 우선시됐다. CJ그룹은 지난 2002년 7월 중국 민영 방송국 'SMG(Shanghai Media Group)'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03년 8월 합작회사인 ‘동방CJ홈쇼핑’을 설립했다. 이후 중국 현지 방송사·콜센터·물류회사·은행 등 우수 업체와 제휴해 홈쇼핑 사업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인 △방송 △물류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2004년 4월1일 상하이에서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미국 시장의 경우 CJ제일제당은 2005년 11월 미국 식품회사 '애니천(Annie Chun’s Inc.)'을 인수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애니천의 인수는 '미국 주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

또 2006년 11월에는 미국 냉동식품 업체 '옴니(Omni)'도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CJ그룹은 기존 수출 및 현지 OEM 생산에 의존했던 가공식품 시장 공략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물류사업부문에서도 활발한 해외 진출이 이뤄졌다. CJ GLS는 2006년 3월, 싱가폴에 본사가 두고 아시아 및 유럽 등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물류회사 Accord 社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계기를 찾았다.

2007년은 특히 중국진출에 있어 의미가 깊다. 두부의 종주국이자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두부시장에 CJ가 첨단기술과 선진 마케팅 기법을 바탕으로 중국 이상(二商)그룹과 합자형태로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특히 양사 합작은 중국 국가대표 브랜드가 외국기업과 합자를 하는 첫 번째 사례로서, 중국 식품업계는 물론 현지 언론의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CJ그룹은 최근 베트남을 중국에 이어 집중해야 할 국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2010년 중국에 '제2 CJ'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던 CJ그룹은 올해 베트남에 '제3 CJ' 건설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베트남 현지 시장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 진출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하는 지리적 중요성도 감안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에 향한 CJ그룹의 도전은 CJ의 수장인 이재현 회장의 끝없는 '문화보국(文化 報國)' 사랑이 뒷받침됐다.

◆'문화 보국(文化 報國)'으로 '그레이트CJ' 건설

"식품사업에서 출발해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 회사가 된 CJ그룹이 기존 기득권에 기대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쉬운 길 대신 지난 10여년간 거듭되는 적자를 보아가며 왜 E&M사업에 투자해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는 지난 2010년 7월 서울 상암동 CJ E&M센터 개관식 기념사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던진 질문이다.

   
국내 영업 위주에 집중하던 CJ그룹은 ‘문화’라는 키워드로 '초일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CJ'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전 세계인이 우리의 음식, 영화, 방송, 음악을 즐기며 생활하게 만들겠다'는 사업비전을 가지고 있다.

CJ그룹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은 올리고 있는 만큼 '2013년 글로벌(Global) CJ, 2020년 그레이트(Great) CJ' 비전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해외 매출 비중 50%를 달성해 '글로벌 CJ'의 기반을 마련하고 2020년 글로벌 매출 70%를 이뤄내 '그레이트(Great) CJ'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에 이재현 회장은 "2020년에는 CJ의 4대 사업군 가운데 최소한 2개는 세계 1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2013년 재무적 목표인 매출 38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를 달성해 글로벌화의 기반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중국 내 ‘제2의 CJ’를 건설하고 동남아·인도·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며 또 북미와 유럽 등 주요시장 사업 거점을 구축해 그레이트 CJ로의 도약 준비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전년(3600억원) 대비 69%가 늘어난 6100억원을 해외사업체에 투자함으로써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처럼 이 회장은 CJ그룹을 식문화·콘텐츠 등 생활 문화를 세계로 전파하는 '문화창조기업'으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물론 계획 초창기에는 돈이 안 되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재계 우려 역시 적지 않았지만 이 회장은 '문화산업을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직원들에게도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해왔던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라는 말을 인용해 "역사적으로 경제 강국의 전제조건은 문화강국"이라며 "우리나라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문화 상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이 회장이 CJ그룹의 글로벌화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사업이 갖는 '성장의 한계’다. 그는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신유통 등 그룹의 4대 사업군 모두가 내수시장만을 목표로 한다면 CJ그룹의 제2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을 정도다.

이 회장의 도약과 혁신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CJ그룹은 성장 방정식을 다시 쓰고 있다. CJ제일제당을 주력으로 국내 영업 위주에 집중하던 CJ그룹의 글로벌 도전기에는 ‘문화’라는 키워드가 보다 강하게 들어가면서 '초일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의 도약이 재계의 귀감이 되는 지표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