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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감원 컨슈머리포트, 삼각김밥만큼만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0.17 14: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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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편의점'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 상품 중 하나인 삼각김밥. 일본의 간편식인 '오니기리'를 인스턴트화해 만든 이 아이템은 오랜 세월 크게 오르지 않는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업체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큰 수익을 만드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고객들을 끌어당겨 다른 상품도 구매하게 하는 일명 미끼상품으로 그 존재 의의가 크다고 한다.

하지만 삼각김밥에도 이른바 '흑역사'는 존재한다.  1990년대만 해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물가 기준으로 1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별로 매력적인 게 아니었고 식감 또한 호감을 자아내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업체들이 연구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2001년 700원으로 인하, 대대적 홍보 등이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16일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수개월간 조사, 분석한 역작 '제1호 컨슈머리포트'를 발간했다. 첫 리포트 대상은 연금저축상품.

그런데 자산운용사는 수익률은 높은데 위험성이 크고, 보험사는 수익률은 낮은데 위험성은 낮다는 게 주된 내용의 이 보고서에 비판이 일고 있다.

연금저축은 은퇴 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인데 비슷한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각 업종별 특성에 따라 상품구조와 성격이 다른 별개의 상품을 무리하게 비교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연금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사업비 부가방식은 물론 운용체계 등 상품 구조 자체가 다른 개별 상품이다. 손실 우려 유무 등 틀 자체에 큰 차이가 있는 상품에 대해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가상승률 또한 정기예금금리 대비 등과 같이 피부에 와닿는 비교가 아쉽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의견도 경청할 만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앞으로 이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보완해 추가 자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고 다음 편을 준비할 때 여러 난제가 얽힌 사안은 보다 매끄럽게 다뤄야 한다는 경종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소 거친 비교로 일부 왜곡값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무리하게라도 비교를 해 볼 수 있다는 시도
   
 
자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물론 검토해 선택을 할 때 참조 정도로 쓰라는 주의는 분명히 뒤따라야 하겠지만).

'어렵다, 안 된다'며 안주해서는 발전 자체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 금감원 작품이 만족할 만한 걸작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노력이 모이면 언젠가 '금감원판 삼각김밥'으로 불릴 만한 효자상품으로 오래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