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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익 구조 은행, 시선 돌리는 곳은?

허리띠 졸라매고 새 이익 창출 가능성 찾아 공조도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0.17 13: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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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들의 수익성 전망과 관련한 우려가 높다. 금융투자업계가 금융지주를 위시한 은행주의 3분기 실적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뚜렷한데 이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이자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풀이 때문이다. 아울러 바젤III시대 준비와 경제위기 상황에서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탓에 1분기까지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며 웅진 사태 등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 영역에서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 이익 극대화 출구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을 거으리고 있는 신한·우리·하나·KB(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각 금융지주의 본사 전경들.
특히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해 대출금리도 조절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서면서, 신규 대출자의 가산 금리를 올리는 등의 수법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행태도 앞으로 구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효과가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에 더 늦게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싼 이자에 돈을 빌려주고 비싼 이자에 돈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에 곧이곧대로 노출되게 된 셈이다.

또 자동인출기(ATM)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익에 대한 비판도 높은 상황 역시 부정적 요소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모든 은행, 은행의 모든 분야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만은 아니다. 일정한 피해 상황이 예상되면서도 이를 상쇄할 다른 여건이 부각된다든지,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그간 편하게 예대금리차를 통한 이자수익을 내거나 비이자수익 그 중에서도 수수료에 집착해 온 패턴의 변화 바람이 거셀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껴쓴 판관비 위기국면에 효자? 허리띠 졸라매기 집착할 수밖에

감량과 건전경영이 내년 은행권 화두로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시사하는 바가 큰 증권사 보고서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권 실적 전망을 고치느라 바쁜 와중, 특히 웅진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금융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이 17일 "우리금융 3분기 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4000원을 유지하는 보고서를 낸 것이다.

위험 발생 가능성 대비 담보 가치가 얼만큼 충분한 지, 앞으로 추가 문제가 발생할 지 여부 등을 따져볼 때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산건전성 우려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불행 중 다행인 것으로 풀이됐다. 또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판관비 감소 덕"도 적잖은 이유가 될 것으로 언급했다. 

판관비를 얼마나 쓰는지 제대로 수익성과 연결짓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지표 중 하나인 1인당 평균 충전 영업이익(1인당 생산성)을 따졌을 때 우리은행은 금년 상반기 기준 상반기 충전 영업이익에서 2조1900억원, 1인당 평균 충전 영업이익도 1억5500만원을 각각 기록, 생산성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우리금융(우리은행) 실적 전망에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보면 비용 절감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에 은행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줄어든 각종 수수료이익, 전문성 강화 블루오션서 메울까

올해 들어 우리금융의 두드러진 영업상 방침으로는 외환수수료 개척과 증대 독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외환수수료에 관련해서도 앞으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부터 금감원은 각종 외환수수료가 종류가 너무 많고, 매도자와 매수자 중 한쪽에서 받아도 될 항목에 양쪽 모두에게 수수료를 떼거나 은행권에 유리한 환율기준을 적용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점에 착안,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는 컨슈머리포트 마련 등으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외환수수료 분야에 있어서도 수수료 인하 요구라는 일반론이 득세할 것임을 미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난 이후에도 이 영역에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10월 조회사에서 언급한 외환수수료 관련 발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로 중소기업의 수출입 외환수수료 영역에서 은행의 이익이 줄어들 것은 분명한 경향이지만, 다른 영역에서 여전히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포페이팅(일종의 어음할인인 무소구조건 수출환어음 매입) 같은 경우에는 은행권이 나서지 않고서는 기업들의 편의를 증진시켜 주기 어려운데, 기존에는 외환은행이나 외국계은행 등에서 직접 추진하는 외에 미지의 영역에 남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이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어 포페이팅 업무를 추진하면서 시중은행으로서는 이전에 없던 분야에서 이익을 추구할 길이 열렸다. 외환은행 역시 기존 업무와 별개로 수출입은행과 공조를 시작해 양자를 병행하는 등 제로섬의 시장 뺏기가 아닌 파이 자체 키우기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저수익 구조가 당분간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더 이상 드라마틱한 성장이나 인수합병(M&A) 이슈 등 거대담론이 시장을 주도하기 보다는 어떤 은행이 건실한 비법을 통해 겨울나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