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정수장학회 화두 탄 MBC' 관련주는 급등세지만…

전문가들, 상장 기대감 크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정금철 기자 기자  2012.10.16 12:18:0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정치권 화두인 정수장학회가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13일 MBC(문화방송)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이사장 최필립)가 MBC의 상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MBC 지분 30%를 매각해 복지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비공개 논의했으며 이후 지분 매각 영향이 MBC 민영화를 넘어 증시 상장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분기를 지나 회생조짐이 보이는 기업공개(IPO)시장에 탄력을 불어넣을 소식이라고 반기면서도 증시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이슈를 SBS그룹의 재평가 계기로 진단하며 SBS 관련 종목의 동반강세를 예상한 증권사도 있다.

◆ 다시 평가되는 MBC의 무게감

시장은 MBC 상장 이슈를 일단 호재로 여기고 있다. MBC 계열사인 iMBC(052220)는 15일 상한가로 치솟은데 이어 16일 오전 11시 현재도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MBC가 IPO시장에서 대어로 꼽힐 만한 존재감을 가졌고 상장 후에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의 매력을 가진 미디어 관련 업종의 부흥을 주도할 도화(導火) 종목이 될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날 신영증권에 따르면 1999년 SBS의 코스닥 등록은 동종 업종의 부상과 함께 시장 활성화의 모멘텀이 됐다.

이에 대해 김효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으로 MBC가 증시에 상장되면 현재 저평가된 미디어·방송업체들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도 "국내 최대 지상파 방송사업자인 MBC의 상장은 미디어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동종업종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실적으로 따져도 MBC의 저력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액 1조6084억원, 영업이익 1438억원을 기록한 MBC는 같은 기간 7442억원의 매출액과 7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코스피 상장 경쟁업체인 SBS(034120)의 실적을 두 배가량 상회하고 있다.

   
MBC·SBS 2011년 실적 비교(단위 십억원), 연결실적 기준으로 양 사 및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제공.
이와 함께 MBC는 18개의 지역MBC 출자는 물론 51~100%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프로그램 공급업체(PP)인 MBC플러스미디어 지분도 70% 이상 보유 중이다.

이처럼 케이블방송 서비스사업자를 자회사로 가져 브랜드 시너지를 살리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순자산은 2조, 현금성자산은 7000억원에 육박해 재무구조도 우량한 편이다.

자산가치를 고려해 금융투자업계가 추산한 MBC의 공모자금 규모는 6000억~8000억원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3조5000억~4조2000억원 정도다.

◆정치쟁점인 만큼 상장 가능성은 대선 향방처럼 '안개 속'

기업투자(IB)와 IPO 관계자 등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은 MBC의 상장을 은근히 바라는 눈치지만 이번 이슈에는 정치적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이 같은 변수는 MBC의 매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지만 바꿔 말하면 이슈메이커가 힘을 잃을 경우 관련 이슈들 역시 암초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 관계자들은 MBC의 상장을 고대하고 있다. 상반기 침체로 목이 마른 IPO시장은 최근 모다정보통신과 코이즈 등 중소형종목들의 청약경쟁률이 각각 500대 1과 610대 1을 기록하는 등 조그만 불씨에도 불이 붙을 만큼 건조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MBC의 상장은 최고의 흥행요소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에도 불구, MBC의 상장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선 정치적 논란을 염두에 둬야하는 만큼 인적사항 등 특수성까지 고려해 상장주간사를 선정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또한 주간사와의 업무조율 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승인을 얻는 기간만 따져도 내년 상반기를 모두 소진할 수 있어 정치적 이슈로서의 가치를 잃은 후의 상장 메리트는 매력이 반감될 여지가 충분하다.     

M증권사의 IB담당 임원은 "공영방송의 기치를 내건 MBC는 정수장학회와 함께 방송문화진흥회 등 주주들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MBC의 상장은 '정부와 반정부의 대립'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결국 소란을 줄이기 위해 상장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는 별개로 MBC의 상장 이슈를 SBS그룹의 재평가 계기로 내다본 증권사도 있었다. 신영증권은 MBC상장 이슈가 지상파 콘텐츠의 가치나 성장성을 재평가할 사례라며 최근 CJ헬로비전의 상장을 앞두고 스카이라이프(053210), 현대HCN(126560)의 주가가 랠리를 보인 사례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콘텐츠와 플랫폼, 콘텐츠유통까지 보유한 종합 미디어그룹임에도 단독사업자보다 저평가된 점을 메리트로 꼽으며 SBS와 SBS미디어홀딩스, SBS콘텐츠허브 등의 동반강세를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