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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도와주는 재능기부①] 젊은이들이 사회에 던진 소리 없는 메시지 '아띠참'

특성화고 학생에게 꿈을 선물하는 '진짜 멘토링 프로젝트'

조국희 기자 기자  2012.10.16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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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청명한 가을, 거리엔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들이 넘쳐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특성화고에 그 좋은(?) 데이트를 반납한 배짱 좋은 젊은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전국 대학생 재능기부 운동본부 '아띠참'에 가입한 학생들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멘토'가 돼주기 위해 뭉쳤다. 넉넉한 가을만큼 개인의 재능을 나누는 훈훈한 젊은이들을 만나봤다.

지난 13일, 한양공업고등학교에 대학생들이 한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아띠참' 소속으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학업고민 뿐 아니라 꿈을 선물하기 위해 앞장 선 것.

대학생들 청춘 스케치 '아띠참'

'오래된 친구'라는 뜻을 가진 '아띠참'은 인생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할 중요한 시기인 20대에 모든 젊은이들이 인연으로 맺어져 함께 살아갔으면 하는 뜻에서 시작됐다.

아띠참은 10명의 중앙운영위원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네이버 카페에 392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전국 대학생 재능기부 운동본부다. 이들은 전국 대학생들이 재능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직접 제안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열어준 셈이다.

   
멘토와 멘티로 만난 학생들이 멘토링 조별 발표를 위해 하나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아띠참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진짜 멘토링 △진짜 농활 △함께하는 연주회 △재능앓이 특강 등을 포함해 총 10개로, 모두 대학생이 프로젝트장으로 임명돼 총괄한다.

이 '장'의 중심에는 조희승 아띠참 총위원장(오케이맨파워 대표)이 있다. 그는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후원하는 등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적인 자세로 임했다. 이 날 조 총위원장은 청바지에 분홍색 티셔츠를 매치한 젊은 센스를 보이며 대학생들에게 '형'으로 통했다.  

조 총위원장은 "학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최해 장기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은 드물다"며 "앞으로 대학생들이 적극 참여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내 아이까지 받길…'진짜 멘토링'

올 4월에 기획된 '진짜 멘토링'은 정승록 아띠참 부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그는 유년시절 자신이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던 경험을 토대로 고등학생의 '멘토'가 돼주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한 멘토링이 벌써 3번째를 맞았다며 기뻐했다.

   
조 총위원장과 멘티학생은 가요 '꽃을 든 남자'를 서로의 박자에 맞춰 부르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문행 한양공업고등학교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 이 교사는 전교생에게 멘토링 신청을 받아 현재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학생 2명을 포함한 15여명의 학생이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멘토와 멘티를 정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먼저 인기 예능프로그램 '짝'에서나 볼 수 있는 '자기소개' 시간을 갖는다. 멘토는 자신이 멘티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하고, 멘티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밝힌다.

그 뒤 멘토가 뒤돌아 눈을 감으면, 멘티가 마음에 둔 멘토 뒤에 서있는 것에서 인연이 시작된다. 인연이 된 두 사람은 대학입시에 관련된 과외학습은 물론, 개인의 고민까지 털어놓는 '형·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다.

민건희 한양공고 학생은 "오늘 멘토와 함께 평소 진학을 꿈꾸던 고려대학교에 다녀왔다"며 "공부만 하는 딱딱한 멘토링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함께 체험하고, 그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만족했다.

정승록 아띠참 부위원장은 "힘들었던 학창시절 선배들에게 받았던 도움이 머릿속에 남아 멘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전국적으로 멘토링 프로젝트를 확대해 미래의 내 자식에게까지 되물림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