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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공연 위한 F1대회, 주객전도?

F1대회 흥행 성공 자평 속...티켓 강매.마케팅 부진.수지개선 ‘글쎄’

장철호 기자 기자  2012.10.15 16: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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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F1대회 입장객이 16만명을 넘어 ‘흥행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가운데 시.도민의 무관심, 티켓 강매, 주최 측의 매끄럽지 못한 대회 운영 등으로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를 남겼다.

특히 국제적인 모터스포츠 행사인 F1경주는 뒤로하고 ‘싸이’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많아, 싸이 공연을 위한 F1대회였다는 비아냥을 동반하고 있다.

15일 F1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연습주행이 실시된 12일 2만1370명, 예선과 케이팝(K-POP)콘서트가 열린 13일 5만6523명, 결선 레이스와 가수 싸이의 공연이 열린 14일 8만6259명 등 총 16만4152명이 F1대회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F1 흥행 성공 vs 싸이의 공연 성공

F1 기간중 영암 서킷을 찾은 관중은 모두 16만4152명, 지난해 16만236명보다는 늘었지만 첫해인 2010년 16만5000여명보다는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이를 반영하듯 160억 원 어치의 티켓이 팔린 전년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F1조직위 등은 ‘성황을 이룬 대회’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1.2만 원 권 등 저가 티켓을 새로 제작하고, 막판 파격적인 할인을 실시했던 점 등을 감안한다면 ‘흥행’이라는 평가가 무색한 실정이다.

특히,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수 ‘싸이’가 동원되면서 막판 티켓판매를 견인한 일명 ‘싸이 효과’를 뺀다면 참담한 결과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싸이 공연이 열린 14일, 경기가 시작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F1 스탠드는 곳곳이 비워지기 시작했고 오후 3시30분경, 이미 500여명의 관객들이 공연이 있을 야외무대 입구 게이트에 진을 치기 시작하면서 관객들이 공연장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경기가 막판에 이를 때에는 2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대회장을 버려준 채 공연장 입구에서 대기했으며, 공연 시간을 앞두고 대회장에 입장하는 관람객들의 줄도 이어지면서 F1 흥행이 아닌 싸이 효과를 입증했다. 주최측은 이날 싸이 공연 관람객을 5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문화와 스포츠가 어우러진 축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F1이 케이팝 부대행사’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어 관람객 유치를 위한 케이팝 가수 대거 동원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협상 잘해서 200억원대 적자 장담 vs 300~400억원대 적자 전망

2010년 725억 원, 2011년 5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F1 조직위는 올해, 대회 운영사인 FOM과의 재협상을 통해 TV중계권료 감면 등 231억 원의 비용 절감과 마케팅 수입률 상향, 첫 국비지원 등으로 369억 원의 수지 개선 효과를 전망하며, 적자 폭을 200억 원대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었다.

또, 기업유치를 위해 전방위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올 대회를 통해 흑자대회 개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앞으로 나올 결산 결과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타이틀 스폰서와의 계약이 끝내 성사되지 못해 3년 연속 타이틀스폰서 없이 대회를 치렀다. 15억 원에서 20억 원을 부담하는 메인스폰서도 포스코가 발을 빼면서 SK 루브리컨츠 한 곳에 그쳤다. VIP들의 사교공간으로 300만 원에 판매하는 ‘패독클럽’도 18개 중 12개만 팔렸다.

여기에다 끝없는 논란과 마찰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도내 시군과 공무원, 연관 기업에 손을 벌리며 티켓을 강매 했지만 160억 원 어치가 팔린 전년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과 마케팅 등에서 총체적 부진을 면치 못한 올 대회는 F1조직위와 전남도의 기대와 달리 300~4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F1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인근 목포와 도내 관광지의 국.내외 관광객이 넘처난 만큼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대회 결산 후 정확한 수지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가 내년 대회 운영비로 요청한 240억 원의 국비는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