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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변화 마친 의류업종 향후 전망은?

기대 이하 3분기 실적…해외시장 진출 대안으로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0.11 17: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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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의류업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의류소비의 패러다임 변화로 성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함께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내년도부터 기지개를 펼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해 있는 것.

가시권에 든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쏟아진 증권사들의 의류업종 전망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의류업종의 향후 전망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대우증권은 '비합리적 소비의 시대에서 합리적 소비 시대로' 전환됐다며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는 '다시 한 번 뛰어보자' 제목의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이 예상된다며 '비중확대'를 권했다.

◆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야 고성장 가능

11일 대우증권은 의류 소비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중·고가에서 SPA(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점)로 대표되는 저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이혜미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의류 소비의 패러다임이 비합리적 소비에서 합리적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 배경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자산가치 하락·레버리지 축소로 인한 소비여력 감소 △고령화에 따른 소비 활력 감소 △국내 진입한 글로벌 SPA 브랜드의 합리적 소비의 적절한 수단 제공 등을 꼽았다.

더불어 이러한 의류 패러다임의 변화로 국내 의류시장은 장기적으로 3~4%의 낮은 성장이 예상되고, 대부분 국내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는 중가(중저·중저가) 의류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저가 공략으로 맞춰진 SPA시장은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의류기업 중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아직 없다"고 진단하며 "내수시장을 탈피해 해외진출에 성공하는 기업은 고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SPA 브랜드는 트렌드 변화 속에서 생존 경쟁과 향후 먹거리를 위한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 연구원의 의견에 동조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의류시장이 향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1%가량 추가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 해외진출은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최근 국내업체의 해외 브랜드 본사 인수 등 다양한 해외진출 형태가 있지만 최고의 성장성과 접근성을 가진 곳은 중국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ZARA, H&M, 유니클로 외에도 8seconds 등과 같은 국내 SPA브랜드들이 출시됐다"며 "특히 여의도 IFC몰 등 쇼핑몰과 편집 매장의 개소가 계속되며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고 SPA브랜드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 매출 회복은 4분기 이후…휠라코리아 '주목'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에서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의류업종의 경우 4분기 이후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만 하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위축, SPA가격할인 등 경쟁심화와 온난화 지속 등으로 3분기 의류업체의 실적은 대부분 기대 이하일 것"이라면서도 "4분기 이후 기저효과, 방한제품 수요증가에 따라 매출 회복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수업체보다는 OEM 업체의 호실적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연구원도 "의류업종은 지난 1년간 실적부진으로 휴식기를 가졌지만 내년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2013년 국내 소매 의류시장은 전년대비 3.9%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이와 함께 박 연구원은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실적 개선이 따른 양호한 모습이 예상돼 연중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한편 이혜미 연구원은 '휠라코리아'를 의류업종 탑픽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휠라코리아는 국내 의류업체 중 유일하게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해 로열티 수입이 꾸준한 증가가 예상되고,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인 '어커시넷(Acushnet)'에 대한 지분가치(실질 지분율 33.5%) 메리트도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성장 브랜드의 OEM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을 관심종목으로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박희진 연구원은 탑픽으로 LG패션과 휠라코리아를, 관심종목으로 한섬을 제시했다. LG패션의 경우 소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혜를, 휠라코리아는 지분법 손익 개선 메리트를 눈여겨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