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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축제 주민생계 위협하는 ‘민폐축제’(?)

장철호 기자 기자  2012.10.10 12: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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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와 해남군.진도군이 공동 주최한 명량대첩 축제가 일손이 부족한 수확철 농.어민들의 손발을 묶는 민폐축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3개 지자체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울돌목 일원에서 명량해전 재현 등 ‘2012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는 주민참여형을 표방하며, 공무원과 농.어업인 동원인력이 1일 3800여명, 연 인원 1만명 규모였다.

하지만 준비 단계부터 축제 기간까지 축제에 동원된 농.어민들은 수확철 바쁜 시기임에도, 관 주도의 축제에 강제 동원돼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어민들의 의사가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농민단체 등을 통해 인원동원이 하달된 데다 어업지도와 허가권을 가진 관의 요청을 묵살할 수 없어 사실상 강제 동원됐다는 것.

축제 프로그램에 동원된 해남지역 한 농민은 “군에서 해달라고 해서 나오긴 했는데, 부지깽이라도 빌려다 써야할 판에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상전투 재현에 참가한 어민 역시 “축제와 김 채묘시기가 겹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고, “김 양식 어민들에게는 1년 농사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축제가 야속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축제가 열린 해남과 진도지역이 볼라벤 등 연이은 태풍으로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 복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가 강행돼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량대첩축제를 해남군이 처음 개최한 2005년에는 10월 말에 열렸지만, 전남도 축제로 옮겨가면서 음식문화축제 등 각종 대규모 행사와 시기 조율이 불가피해지자 개최 시기가 앞당겨져 농어촌지역이 가장 바쁜 때에 열리게 돼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축제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해전이 열렸던 때와 바다 물때, 주말 등을 모두 고려하다보니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며 행사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하는 축제, 정작 주민들은 축제로 인해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어 현지 주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