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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자 2배? '고수익 미끼' 부실채권사기 안 당하려면…

우량채권 적정가 매입해 수익창출…목돈 보장 미끼로 다단계 사기행각

박지영 기자 기자  2012.10.10 12: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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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상물정에 어두운 노년층과 전업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유사수신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그 수법도 날로 진화해 '가방끈 긴 교수'들마저 감쪽같이 속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에는 가짜 부동산컨설팅 회사를 차려놓고 '은행이자 2배, 목돈 보장'을 미끼로 다단계식 사기행각을 벌인 무리들이 경찰에 발각돼 업계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부실채권(NPL) 투자사기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1. A 대학 전임교수인 김 모씨는 최근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자신이 가입돼 있는 전국교수공제회가 파산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 단체가 유사수신업체였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 이곳에 소속돼 있는 5500여 전·현직 교수들은 공제회에 대해 전혀 의심을 갖지 않았다. 매달 보내오는 월보에는 사회 유력인사들의 기고가 실렸으며, 이사진들 또한 전국 각 대학 전임총장 출신이었던 까닭이었다.

   
"누군가 당신의 돈을 노리고 있다"= 부실채권을 미끼로 한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실채권투자로 단기간 고수익 보장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본 이미지는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2. 서울에 사는 박 모씨. 그는 2년 전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연 15%이상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회사를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처음엔 긴가민가했지만, 결국 지인의 세치 혀에 넘어가 10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뜻밖에도 정말이었다. 이자명목으로 매월 꼬박꼬박 15만원이상이 계좌로 들어왔다. 이에 믿음이 생긴 박씨는 여윳돈을 있는 데로 끌어모아 그곳에 '올인'했다. 그러나 얼마 후 회사는 문을 닫았고, 박씨는 물론 수많은 이들이 재산을 탕진했다.

#3. 전업주부 이모씨는 지난해 1월 한 반상회 회원으로부터 그럴듯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B 부동산컨설팅 회사에서 금융기관 부실채권(NPL)을 헐값에 매입해 풀고 있다는 얘기였다. 채권도 확실하겠다, 떼일 걱정은 없겠다 싶었던 이씨는 그 길로 500만원짜리 구좌 3개를 텄다. 하지만 이 업체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투자받은 돈 대부분을 개인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제회 사기사건을 제외한 두 피해사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문가 자문이나 채권에 대한 공부만 했었더라도 사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부 이씨의 경우 담보내역과 채권유효기간, 채권 판매처만 확인했더라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기간 고수익? 애초 거리 멀어

일례로 NPL투자 수익방법은 채권을 액면가보다 싸게 산 뒤 경매에 붙여 차익을 내는 것과 물건 및 임차인에 따라 배당액 자체를 높이는 것 등이 있다. 그중 주요 수단인 경매의 경우 진행기간이 4~6개월이 걸린다. 때문에 고정수익을 장기보장하다는 사기수법은 사실이 아니다.

게다가 몇몇 유사수신업체의 경우 NPL에 대한 지식이 덜하다는 점에서 '투자시 20~30% 고수익'을 주장하지만, 기본적으로 NPL은 은행과 자산유동화 회사 등을 거쳐 다시 경매로 넘어가기 때문에 20~30% 수익보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NPL투자는 애초에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NPL이나 경매에 대해 조금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 기초상식으로 하다못해 인터넷검색만 몇 번 해봤더라도 사기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NPL투자는 우량채권을 적정가에 매입해 고도의 투자기법을 운용, 최선의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여타 사기꾼들의 단기간 고수익은 말도 안 된다는 얘기다.  

또한 기본적으로 부실채권 투자시엔 투자대상 채권에 대한 분석과 관리가 필요하다. 부실채권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현장실사를 통한 물건가치 측정 및 실거래가 조사, 물건에 설정된 유치권 등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여기에 특수권리 진위여부 확인부터 배당액 및 낙찰가 예상, 최종입찰가 산정 등 예리한 분석도 필요요건 중 하나다. 또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투자기법과 시중은행 수준의 채권관리 능력도 갖추는 게 좋다.

정 팀장은 "NPL투자시 전문성이 결여됐을 경우 사기피해는 물론 투자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반두시 투자하고 싶다면 부동산과 금융분야 역량이 모두 갖춘 전문가 집단에 의뢰해 확실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