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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우리 대표님은 '현빈'이 싫다?

전지현 기자 기자  2012.10.09 16: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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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A그룹 유통계열 C사 대표로 취임한 B대표의 국내 연예계 대표 꽃미남으로 손꼽히는 한 연예인에 대한 반응이 인상적입니다.

C사 한 직원은 "우리대표님은 현빈 이야기만 나오면 아연질색합니다. 현빈과 비교하는 말조차 싫어하죠"라고 손사래를 치더군요.

현빈은 군 입대 전 촬영한 모 드라마에서 백화점 대표를 맡아 사랑연기로 여성 팬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B대표는 그를 두고 여직원들 사이에서 '현빈 닮았다'며 수군대는 이야기가 달갑지 않은가 봅니다.

이유는 바로 '인터넷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5월 모 매체는 "주원(현빈의 드라마 속 역할 이름)이 실제 나타났다. B대표가 출근할 때마다 '현빈 삘'이 난다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B대표와 드라마 속 현빈을 비교해 보도한바 있습니다.

문제는 그 후였습니다. 수많은 현씨의 팬들이 악성 댓글을 다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네티즌들은 "어딜 봐서 현빈? 낚시기사 때문에 기사보기 싫다", "현빈이 아니라 개그맨 이정수씨 닮은 것 같다", "현빈??? 박현빈이겠지" 등의 말로 B대표 심기를 몹시 언짢게 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B대표의 수려한 외모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오르내리고 있죠. 1967년생인 B대표는 전임 대표보다 무려 15세나 젊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모습은 40대라는 나이가 무색했습니다.

B대표는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콘셉트에 맞게 셰프 복장을 스스로 제안하고 입을 정도로 진취적인 마인드를 지녔지요. 간담회 내내 다리를 꼬고 앉아 좌중을 보며 분위기 파악하는 여유도 보이더군요. 기자들이 매장을 투어하는 동안에는 무리 끝에서 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취재동선을 보는 모습이 경직되고 권위만 따지던 타사 대표들과 대조되기도 했습니다.
   
이력 역시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는 서울대학교 외교학을 전공한 뒤 동 대학 국제정치학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를 이수했죠. 지난 1996년부터 맥킨지&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다 2005년 현대카드 마케팅 본부장 상무이사를 거치면서 마케팅 전략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았는데요.

A그룹은 지난 2월, B대표를 운영총괄 전무로 영입한데 이어 1개월 만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파격승진 시켰죠. 그는 현재 A그룹 대표 이사 중 최연소일 뿐 아니라 재계를 통틀어도 오너 2세를 제외하곤 찾기 힘든 40대 CEO입니다.

능력은 오죽할까요. VVIP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히는 현대카드의 '블랙카드(the Black)', '수퍼콘서트', 그리고 '수퍼매치' 시리즈가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할리데이비슨, 루이뷔통과 손잡고 상류층 고객 대상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현대카드를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B대표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지난 10월 초 진행된 간담회자리에서 청중들은 "그의 언변에 '스티브 잡스'가 생전 마지막으로 신제품 아이패드를 소개하는 모습이 오버랩 될 정도로 압도당했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영어 실력도 상당해 현대카드와 전략적 제휴 관계였던 GE캐피탈 관계자들도 B대표 프레젠테이션에 입을 떡 벌렸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였죠.

그야말로 대표적인 '엄친아'인가 봅니다.

B대표는 지난 5월 있었던 취업박람회 자리에서 "앞으로 2~3년이 C사의 20~30년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라며 "VIP가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샴페인을 제공하고 새로 나온 명품을 소개하며 집으로 직접 배송하는 등 다양한 VIP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백화점의 진취적이고 파격적인 변신 계획을 내비쳤습니다.

최근 A그룹 회장은 배임죄로 법정 구속되면서 자리를 비우고 있습니다. 9일 60주년 창립기념 행사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그룹의 수장이 돌아온 뒤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유명한 A그룹과 젊은 나이에 정상에 오른 거침없고 진취적인 마인드의 소유자 B대표가 얼마나 적절한 화합을 이뤄나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돌고 있습니다.

한 호사가가 말하더군요. "A그룹 회장님과 그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으흠~'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B대표 모습이 그려진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