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신간] 약탈적 금융사회

백혜정 기자 기자  2012.10.09 15:14:2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영화 '화차'는 아버지가 쓴 불법 사채 때문에 가족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암울한 이 영화가 예상 밖의 흥행을 거둔 것은 이러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우리 현실과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금융의 '약탈'에 노출돼 있다. 다만 그것이 은행, 카드사, 보험사, 저축은행란 이름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우리사회의 99%가 빚의 노예로 전락한 지금, 저자는 이러한 원인이 '약탈적 금융'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약탈적 금융에는 '약탈적 대출'이 있다. 이는 채무자가 상환 능력이 부족한 걸 뻔히 알면서도 돈을 빌려주고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위험성이나 계약 조건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않는 '불완전 판매', '고금리 대부업법' 등도 이에 해당한다.

최근 취업 포털에선 직장인의 60%가 '월급고개’를 겪는다고 조사됐다. 이 기간엔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신용카드로 버틴다. 그렇게 되면 다음 달 월급은 카드값으로 매꿔야 한다. 빚내서 빚을 갚는 행위가 반복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부채는 1000조, 전체 가계의 60%가 빚이 있으며, 하우스 푸어가 150만 세대에 이른다. 저소득층은 물론 중상위 계층도 80% 이상이 빚을 지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 문제가 미국보다 심각하다고 얘기할 정도다.

어쩌다가 우리는 빚의 잠재적 노예가 됐을까? 저자는 우선 금융 감독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얘기한다.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방조하고 묵인했다. 정부 역시 복지나 사회 안전망을 빚을 재생산하는 이른바 '서민 금융'으로 대체하고 있다.

   
약탈적 금융 사회 표지 이미지.
그러나 금융권은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 개인 책임'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일례로 2003년 신용카드 대란 때는 저소득층이 카드를 무리하게 썼다며 회피했고,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는 후순위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책임을 떠밀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금의 '약탈적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서민경제전문가인 저자들은 저항과 연대로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외친다. 또한 국민들은 빚을 갚으려 해도 갚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자각해야한다고 말한다.

책은 국민 대다수를 빚의 노예로 전락시킨 '약탈적 금융'을 고발하며 약탈적 금융 시스템의 배후와 그들이 어떤 식으로 이득을 취하며 소비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겼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다시 약탈적 금융에서 회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가격: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