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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칭찬은 코칭을 춤추게 한다

우헌기 코치 기자  2012.10.09 14: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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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일로 평가를 받게 된다. 때로는 인간적인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비난도 많다. 그런 비난, 평가가 수긍이 가지만, 때로는 억울하거나 참기 어려운 수준일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참고 만다.

대기업에서 고위 임원을 지낸 친구로부터 월급의 반은 욕값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결재를 받을 때 모시는 오너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땐 정말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소위 2류 대학을 나온 오너는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그것도 몰라?', '좋은 학교 나왔다고 잘 난 척 하는 거야?' 그런 표현을 하는 친구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월급쟁이 월급의 반은 윗사람으로부터 듣는 욕(꾸지람)값이라는 그 친구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사회에서는 그렇다 치고 가정에서조차 비난과 질책이 횡행한다. 칭찬을 더 많이 받으며 자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부모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군들 칭찬하기 싫어서 안 하나. 자식보다 뛰어난 또래가 더 많기에, 기대에 미치기에, 칭찬 거리가 잘 보이지 않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칭찬을 하고 싶어도 행여 그 칭찬이 '자기가 정말 잘 해서…'라는 오해를 일으킬까 두려워 칭찬을 절제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니 칭찬이 부족할 수밖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되던 즈음 칭찬이 세인의 관심사가 됐다. 나 역시 집에서는 애들을,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칭찬해야지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자주 하는 칭찬이나 인정, 격려는 '그래 잘 했어', '더 열심히 해' 와 같은 것들이다. 다시 말해 행위의 결과(잘 한 것)를 칭찬하고 더 잘 하도록 촉구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코칭에서는 칭찬을 다르게 하도록 권장한다. 행위가 아닌 존재를 칭찬하라고 한다. 그리고 큰 틀, 다른 시각, 근본적인 관점에서 보고 인정하고 지지하고 격려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실수를 했다고 하자. 결과만 본다면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코치는 그 이유와 배경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그 실수로부터 교훈을 배우고, 그 실수가 먼 훗날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소중한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느 날 밤늦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가 아드님입니까?"

"네, 그런데요."

"여기 ○○경찰서인데요. ○○○가 음주운전으로 여기 있는데, 아버님이 와주실 수 있어요?"

아들이 집에 들어오는 걸 본 그는 정신이 멍해졌다.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있다니?

"좀 바꿔 줄 수 있나요?"

아들이 분명했다. 학생 신분이었기에 보호자의 보증으로 풀려났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사고 나지 않아 다행이다. 사고라도 났다면 어쩔 뻔 했니? 그리고 말이야~ 오늘 걸린 것이 어쩌면 잘 된 일인지 몰라. 그러지 않으면 계속 술 먹고 운전할 수도 있을 텐데…"라고 했다.

   
 

코칭을 춤추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dance in a moment). 지적, 비난, 힐난은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고, 주눅이 들게 하고, 심하면 변명하고 반발하게 만들지만, 인정, 칭찬, 지지, 격려는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하고, 자심감과 용기와 투지를 불러일으킨다. 칭찬은 코칭을 춤추게 한다.


우헌기 코칭칼럼니스트 / ACC 파트너스 대표코치 /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 (전) 택산상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