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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66돌 맞은 한글날, 다시 법정 공휴일 될까?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0.09 13: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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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늘 아침 출근길에 태극기를 내다는 동네 주민의 모습에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오늘이 무슨 날이지?'
'아뿔싸! 한글날이구나.'

벌써 몇 해째 한글날은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지만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들자는 목소리는 식을 줄 모른다. 특히 올해는 느낌이 좋다.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를 인용,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쉬게 되면 1조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미뤄온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 필요성을 강조한 것.

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991년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될 당시 공휴일이 많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재계의 주장과 대비된다.

일부 경제단체는 지금도 공휴일 증가로 인한 기업부담 및 생산성 감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전 의원은 "휴식을 통한 고용생산성 증대 및 관광지출을 통한 내수활성화 효과가 상당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글날은 한글 창제 5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46년 제정됐고, 1970년부터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재계에서 공휴일이 많아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내세워 지난 1991년부터는 공휴일에서 제외, 기념일로 바뀌었다.

이후 한글협회 및 시민단체에서는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끊임없이 제기했고, 지난 2005년 한글날은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격상됐지만 취소됐던 공휴일 지정을 이뤄지지 않아 '쉬지 않는 국경일'로 남게 됐다. 

무려 22년간 '쉬지 않는 국경일'로 지나온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쉬지 않고 달려온 관련단체의 '뚝심'과 학계, 정계의 관심 속에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9일 국감에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한글날을 예전과 같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촉구 결의안을 내고 만장일치로 가결 시킨 것.

민주통합당은 이미 당론에 의해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을 추진하고 있고, 새누리당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재계와 지경부, 노동부 등 경제 관련 부처는 아직까지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부정적이지만 한글은 세계최고 수준의 문자로, 대한민국의 얼이자 정신이다.

또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 얻게 될 문화가치는 잃게 될 노동가치보다 훨씬 크다고 감히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