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국내 유방암 환자는 4배 증가했으며, OECD국가 중 유방암 발생률 증가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4일 '2012 유방암 예방의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유방암백서'를 첫 선보였다. '2012 유방암백서'에는 국내 유방암 발생현황과 환자 분석, 최근 치료법 등이 포함됐다.
박찬흔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은 "연간 신규 유방암환자가 2만명에 달하고, 여성 25명 중 1명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백서를 통해 국내 유방암 실태를 되짚어 보고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연령층 환자 증가…50~60대 환자 급증
'2012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새 유방암 환자 발생률은 3801명에서 1만6398명으로 4배 증가했다. 최근 2년간(2008~2010)에도 2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방암 조발생률(신규환자 발생률) 역시 1996년 인구 10만명당 16.7명에서 2010년 67.2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간 유방암 환자 발생률이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연령별 유방암 발생자 수는 2010년 기준 40대가 37%로 가장 많았으며, 50대(29.1%), 30대(12.7%), 60대(14%), 70대(5%) 순이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폐경 후 연령대인 50~60대 유방암 환자 발생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 기존 국내 유방암 환자는 폐경 후 여성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폐경 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에는 50~60대 장년층 발병 비율이 높아지는 새로운 지형을 나타내고 있다.
2006년 50대 환자 발생률이 25.7%였으나 2010년에는 29.1%로 상승했다. 60대 환자 발생 비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14%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폐경 전 환자 발생률은 감소했다.
김성용 순천향대학병원 교수는 "서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며 50~60대 폐경 후 유방암 발생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식습관 외에도 고령출산, 조기 초경과 늦은 폐경 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지는 등 환경변화에 의한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기진단 비율 증가하면서 생존율도 높아져
하지만, 이처럼 유방암 환자 발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생존율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건강검진과 조기진단 비율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0, 1기 등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지속 증가했다. 1996년 2~4기 진행암 진단 비율이 76.2%에 달했지만 2010년에는 47.5%로 50% 미만으로 감소했다.
1996년과 비교해 2010년 30~40대 유방암 환자는 감소한 반면, 50~60대 환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조기초경, 고령출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
30대부터는 매월 자가검진으로 유방암 발병 여부를 체크하고, 40대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검진 결과 40대 미만 유방암 환자들은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가 필요하다.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유방암, 난소암 발생 확률이 60% 증가하며, 부모나 형제가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시 다른 형제나 자녀에게 돌연변이가 전달될 확률이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유방암학회는 이 같은 유방암 조기검진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박찬흔 이사장, 김성용 교수와의 일문일답.
-유전성 유방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실제 그런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나.
▲최근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검사 결과 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딸이 젊었을 때 유방암에 걸렸다면 엄마도 검사를 받아야 하고, 반대의 경우에도 역시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알고, 예방·조심해야하기 때문이다.
-50~60대 환자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했는데,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나.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서구 추세를 보면, 환경적·식생활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빵, 육류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50~60대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여기에 대해서는 5년 정도 추세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방암 조기검진 방법 중 하나가 맘모그라피(유방촬영술)이다. 그런데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이 맘모그라피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는데, 국내에서는 그대로 사용되나.
▲유방암 진단의 3가지 방법인 자가진단, 의사진찰, 맘모그라피 중 통계적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맘모그라피 밖에 없다. 실제 유방암을 발견하는 방법이 맘모그라피 뿐이다. WHO(세계보건기주) 권고안에 따르면, 35세 이후부터는 맘모그라피를 이용하라고 하고 있다.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