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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방암 환자 급증, 예방·치료 담은 백서 출간

폐경 후 50~60대 여성…OECD국가 중 발생률 증가 가장 커

조민경 기자 기자  2012.10.04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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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국내 유방암 환자는 4배 증가했으며, OECD국가 중 유방암 발생률 증가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4일 '2012 유방암 예방의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유방암백서'를 첫 선보였다. '2012 유방암백서'에는 국내 유방암 발생현황과 환자 분석, 최근 치료법 등이 포함됐다.

박찬흔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은 "연간 신규 유방암환자가 2만명에 달하고, 여성 25명 중 1명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백서를 통해 국내 유방암 실태를 되짚어 보고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연령층 환자 증가…50~60대 환자 급증

'2012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새 유방암 환자 발생률은 3801명에서 1만6398명으로 4배 증가했다. 최근 2년간(2008~2010)에도 2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방암 조발생률(신규환자 발생률) 역시 1996년 인구 10만명당 16.7명에서 2010년 67.2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간 유방암 환자 발생률이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별 유방암 발생자 수는 2010년 기준 40대가 37%로 가장 많았으며, 50대(29.1%), 30대(12.7%), 60대(14%), 70대(5%) 순이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폐경 후 연령대인 50~60대 유방암 환자 발생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 기존 국내 유방암 환자는 폐경 후 여성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폐경 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에는 50~60대 장년층 발병 비율이 높아지는 새로운 지형을 나타내고 있다.

2006년 50대 환자 발생률이 25.7%였으나 2010년에는 29.1%로 상승했다. 60대 환자 발생 비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14%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폐경 전 환자 발생률은 감소했다.

김성용 순천향대학병원 교수는 "서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며 50~60대 폐경 후 유방암 발생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식습관 외에도 고령출산, 조기 초경과 늦은 폐경 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지는 등 환경변화에 의한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기진단 비율 증가하면서 생존율도 높아져

하지만, 이처럼 유방암 환자 발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생존율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건강검진과 조기진단 비율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0, 1기 등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지속 증가했다. 1996년 2~4기 진행암 진단 비율이 76.2%에 달했지만 2010년에는 47.5%로 50% 미만으로 감소했다.

   
1996년과 비교해 2010년 30~40대 유방암 환자는 감소한 반면, 50~60대 환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조기초경, 고령출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찬흔 이사장은 "유방암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아주 경과가 좋다"며 "때문에 성인 여성 전 생애에 걸쳐 유방암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대부터는 매월 자가검진으로 유방암 발병 여부를 체크하고, 40대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검진 결과 40대 미만 유방암 환자들은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가 필요하다.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유방암, 난소암 발생 확률이 60% 증가하며, 부모나 형제가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시 다른 형제나 자녀에게 돌연변이가 전달될 확률이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유방암학회는 이 같은 유방암 조기검진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박찬흔 이사장, 김성용 교수와의 일문일답.

-유전성 유방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실제 그런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나.
▲최근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검사 결과 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딸이 젊었을 때 유방암에 걸렸다면 엄마도 검사를 받아야 하고, 반대의 경우에도 역시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알고, 예방·조심해야하기 때문이다.

-50~60대 환자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했는데,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나.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서구 추세를 보면, 환경적·식생활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빵, 육류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50~60대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여기에 대해서는 5년 정도 추세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방암 조기검진 방법 중 하나가 맘모그라피(유방촬영술)이다. 그런데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이 맘모그라피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는데, 국내에서는 그대로 사용되나.
▲유방암 진단의 3가지 방법인 자가진단, 의사진찰, 맘모그라피 중 통계적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맘모그라피 밖에 없다. 실제 유방암을 발견하는 방법이 맘모그라피 뿐이다. WHO(세계보건기주) 권고안에 따르면, 35세 이후부터는 맘모그라피를 이용하라고 하고 있다.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