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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돈줄'은 역시나 기관 '투자일임 규모 급증'

유동성 쇼크 발생 때 자본체계 구조적 문제 유발할 수도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9.28 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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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펀드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자산운용사가 기관 투자자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투자일임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의 투자전략은 증시와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의 자금이동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28일 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운용사의 투자일임 규모는 254조원에 육박하며 2009년 말 156조원에 비해 160% 이상 급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머니마켓펀드(MMF)와 주가연계펀드(ELF)를 제외한 공사모펀드 순자산은 같은 기간 139조원에서 117조원가량으로 16% 정도 줄었다.

이처럼 기관의 운용사 투자일임이 증가한 이유는 2008년 이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산규모가 커지자 기관들이 아웃소싱 방식의 일환으로 운용사에 맡기는 자금규모를 늘린 것으로 진단된다.

또한 펀드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기관자금 유치에 주력한 운용사들의 전략과 펀드보다 성과대비 운용보수가 우수한 장점에 주목한 기관의 뜻이 통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에 따라 특정기관이 펀드설정액 50% 이상을 보유할 경우 투자내역 공시의무가 발생함에 따라 투자전략을 감추기 위한 방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현재의 기관과 운용사의 집중적인 연계는 결국 금융시장에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산운용사의 콜거래 집중도지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전후로 급증했다가 다시 안정을 찾은 후 작년 5월 이후 유로존 악재가 강해지면서 다시 상향추세다.

이에 대해 윤성관 한은 결제연구팀 과장은 "자산운용사의 콜거래 집중도지수 상향이 갖는 의미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자산운용사가 거래 관계가 밀접한 기관 위주로 콜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방식은 유동성 충격 발생 때 금융투자업계의 자금조달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어 자본체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