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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vs 카드 '보험료 카드결제' 갈등 '첩첩산중'

카드업계 "신가맹점수수료체계에 맞지 않는 주장, 무대응"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9.28 08: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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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료 카드결제'를 놓고 보험업계와 카드업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각자 만의 유리한 주장을 내세운 양 업계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보험료 카드 납부에 대한 결론은 좀처럼 끝날 기미조차 안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강기윤 새누리당의원이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 신용카드로 보험료 납부를 가능토록 한 신설조항을 포함시키자, 보험연구원은 26일 "카드결제 의무화는 현재 높은 수수료가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돼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노골적인 적개심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갈등은 크게 '카드수수료율'과 '저축성보험에 있어 카드결제가 타당한가'라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에 생명보험사 중 대형보험사는 보험료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중소형사만이 판매채널 열세를 극복하고자 전화, TV등의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한 상태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대다수 보험료 납부가 가능하다. 그러나 카드 납부를 원할 시 직접 영업점에 찾아가 결제수단을 변경하고, 결제일마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요청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높은 수수료,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현재 보험사의 수수료율은 평균 3%. 카드수수료 규모는 지난해 기준 손해보험사 3200억원, 생명보험사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손보사는 대부분 자동차보험이 카드결제로 이뤄져 수수료규모가 생보사보다 크다.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높은 수수료는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돼 보험계약자에게 부담을 초래한다"며 "신용카드사 이익만 늘리는 등 법 개정 취지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대형 생보사들의 보험료 카드결제비중이 0.1%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무조건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현재 슬라이딩 시스템에 의해 카드결제비중이 증가할수록 가맹점수수료율을 낮춰주고 있고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평균이 약 2.7%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 카드수수료가 일정부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수차례 인하했으나 가맹점에서 그만큼 소비자가격을 인하한 적도 없었다. 반대로 가맹점수수료율 만큼 인상된 사례도 없다"면서 "보험사 주장은 오히려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사전행위"라고 꼬집었다.

한편, 그동안 비교적 보험료 카드납부가 수월했던 자동차보험 역시 손보사들이 수수료를 인하해 보험료를 내리는데 쓰자며 카드사들과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카드사들은 '여력이 없다'며 무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은 "개편된 가맹점수수료체계는 매출별로 수수료율이 정해져 업종 전체 수수료를 낮춰달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저축성보험 카드결제 타당하나?

저축성보험의 경우 카드 보험료 지불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빚을 내 저축하는 만큼 '외상 저축'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자동이체를 통한 결제수단은 현금성 자산이지만 신용카드는 부채수단"이라며 "신용카드로 금융거래를 결제하는 것은 보험업법 개정보다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간 자율적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과 보험 성격이 같다는 것은 억지주장"이라며 "카드사가 협상을 통해 보험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조정할 준비가 된 만큼 보험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두 업계의 이같은 힘겨루기에 대해 "소비자 편익이 우선돼야 하는데 두 업계 이해관계로 소비자가 볼모로 잡힌 상태"라며 "협의를 우선으로 해야 하나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감독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