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웅진그룹 문어발식 확장 결국 '승자의 저주' 현실로…

이종희 기자 기자  2012.09.28 08:08:5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주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첫 사례를 장식한 웅진그룹은 '승자의 저주'를 현실로 맞았다. 지난 20078월 출판·환경가전·식품 등이 주력인 웅진은 건설 부문을 추가하면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랐다.

론스타로부터 당시 업계가 예상한 3000억원의 두배 이상 높은 6600억원을 주고 극동건설을 기꺼이 인수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극동건설은 위기를 맞았고 웅진홀딩스의 경영 사정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웅진은 극동건설의 회생을 위해 유상증자로 마련한 1000억원을 포함, 4400억원을 지원했다. 웅진을 몰아붙이기라도 하듯 유럽발 경제위기가 닥쳤다. 웅진폴리실리콘과 웅진에너지 등을 통해 추진하던 태양광 사업은 위기에 빠졌고 웅진홀딩스 부담이 더해졌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수주액이 1조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채 반타작을 거두지도 못하는 등 1년동안 극동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됐다.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에 12000억원에 매각했으나, 무리한 인수였던 극동건설의 부도가 그룹 전체를 흔들어 놨다. 결국 극동건설을 통한 웅진그룹의 건설업 진출은 '승자의 저주'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
승자의 저주'지난 2005년에 있었던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 기억이 이번 일에 겹친다. 6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내고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는 과한 입찰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부실 위기에 처했고, 금호산업이 덩달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결국 대우건설은 4년여만에 다시 주인을 잃었다. 유진그룹도 하이마트를 인수했으나 경영권 분쟁과 재무구조 악화의 진통을 겪었다.

과유불급이 아니겠는가. 무리한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견고함을 돌아보게 한다.